1945년 일제강점기, 지옥보다 더한 섬, 군함도를 탈출하기 위한 조선인들의 목숨을 건 고군분투를 그린 영화 ‘군함도’가 여름철 극장가를 강타한다.

전작 ‘베테랑’으로 1340만 관객을 사로잡은 류승완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송중기, 소지섭, 황정민, 이정현 등 연기력과 스타성을 모두 보장하는 흥행 보증수표들이 모인 초호화 캐스팅으로 개봉 전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고있다.

경성 반도호텔 악단장 ‘강옥’(황정민)과 그의 하나뿐인 딸 ‘소희’(김수안). 그리고 종로 일대를 주름잡던 주먹 ‘칠성’(소지섭), 일제 치하에서 온갖 고초를 겪어온 ‘말년’(이정현) 등 각기 다른 사연을 품은 조선인들이 일본에서 돈을 벌 수 있다는 말에 속아 군함도로 향한다.

하지만 그들이 함께 탄 배가 도착한 곳은 조선인들을 강제 징용해 노동자로 착취하고 있던 ‘지옥섬’이었다.

영문도 모른 채 끌려온 조선인들이 해저 1천 미터 깊이의 막장 속에서 매일 가스 폭발의 위험을 감수하며 노역해야 하는 군함도.

강옥은 어떻게 해서든 일본인 관리의 비위를 맞춰 딸 소희만이라도 지키기 위해 온갖 수를 다하고, 칠성과 말년은 각자의 방식으로 하루하루를 견뎌낸다.

한편, 전쟁이 막바지로 치닫자 광복군 소속 OSS요원 ‘무영’(송중기)은 독립운동의 주요인사 구출 작전을 지시 받고 군함도에 잠입한다.

일본 전역에 미국의 폭격이 시작되고 일본의 패색이 짙어지자 일본은 군함도에서 조선인에게 저지른 모든 만행을 은폐하기 위해 조선인들을 갱도에 가둔 채 폭파하려고 한다. 이를 눈치 챈 무영은, 강옥, 칠성, 말년을 비롯한 조선인 모두와 군함도를 빠져나가기로 결심하고 목숨을 건 탈출을 시작한다.



2015년 7월 5일, 일본은 조선인 강제 동원의 역사는 철저하게 지운 채 군함도를 근대화와 산업 혁명의 상징으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하는 데 성공한다. 그로부터 2년이 지난 지금,

군함도라는 역사적 사실의 공간에 탈출이라는 상상을 가미해 스크린으로 재탄생했다.

류승완 감독은 “군함도의 섬 사진을 보는 순간 탈출 스토리가 떠올랐다. 거대한 감옥 같았다. 이걸 영화로 만들어서 더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게 하고 싶었다. 나의 의지만 뚜렷하다면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영화 군함도는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아파할 강제 징용이라는 비극적 역사, 그리고 인간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전쟁의 폐해와 고통을 드라마틱한 스토리와 규모감 있는 볼거리에 담아내 묵직한 울림을 전한다.

또한 역사적 비극을 재현하는 데 그치지 않고, 강렬한 삶의 의지로 군함도를 탈출하려고 했던 조선인들의 열망을 통해 더욱 진한 감동과 카타르시스를 만든다.

군함도 조선인들의 이야기는 올여름 모두의 심장을 뜨겁게 하는 감동과 전율을 선사할 것이다. 7월 26일 개봉.

김수언기자/soounchu@joongboo.com

저작권자 © 중부일보 - 경기·인천의 든든한 친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