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6월 방산전시회에 전시된 KF-X 모형. 연합
작년 1월 대장정을 시작한 한국형 전투기(KF-X)개발사업이 방위사업청의 한국형 전투기 사업단 주관 아래 착착 진행 중이지만, 미국의 기술지원은 여전히 중요한 변수로 남아 있다.

 13일 방사청에 따르면 한국형 전투기 사업단은 KF-X 설계 과정에서 기체에 장착할 무기체계 정보가 필요함에 따라 미국으로부터 관련 자료를 받는 방안을 추진하고있다.

 동맹국인 한미 양국 전투기의 긴밀한 상호 운용성을 고려할 때 국산 전투기인 KF-X도 미국 무기체계를 탑재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무기체계의 크기와 무게 등 기본적인 정보로 구성된 '1A 단계' 자료 11개 항목은 지난달 미국 정부의 승인을 받아 이전 절차가 진행 중이다.

 사업단은 항공기와 무기체계의 통합에 관한 정보를 포함한 '1B 단계' 자료도 구하는 중이지만, 공대공 무기체계 자료에 대한 미국 정부의 승인이 까다로운 절차 탓에 지연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업단은 고심 끝에 공대공 무기체계 자료는 유럽 방산업체에서 받기로 했다. 미국 정부의 승인을 기다리다가는 KF-X 개발 일정 자체가 뒤로 밀릴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에 따라 단거리 미사일은 독일 딜사(社)의 'IRIS-T', 중거리 미사일은 영국 MBDA사의 '미티어' 자료를 받기로 하고 이들 업체와 협의 중이다.

 사업단 관계자는 "미국의 공대공 무기체계 자료 이전 절차를 중단한 것은 아니다"라며 "유럽 무기체계 자료 이전과 병행해 계속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과 유럽 무기체계 자료 확보를 동시에 추진하면 예산 낭비를 초래하는게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전체 사업 예산을 초과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은 2015년 4월에는 한국이 록히드마틴사 F-35A 도입사업의 절충교역(군수품수출국이 수입국에 기술 이전 등 혜택을 제공하는 것)으로 받기로 돼 있던 KF-X 4개핵심 기술의 이전을 거부해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논란이 확산 양상을 보이자 한미 양국은 같은 해 11월 KF-X에 필요한 기술 21개항목의 포괄적 이전과 방산 협력을 위한 '방산기술전략협력체'(DTSCG) 신설에 합의했다.

 이에 따라 한미 양국은 작년 5월 1차 회의를 시작으로 이전 대상 기술 21개 항목의 구체화를 위한 협의를 진행 중이다.

 미측의 기술지원 협조가 잘 이뤄진다면 KF-X 개발사업은 순탄하게 진행될 전망이다. 하지만 우리나라가 이들 핵심 기술을 제대로 확보하지 못하거나 기술 이전이 마냥 늦춰진다면 목표 일정보다 지연될 가능성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KF-X 체계개발업체인 한국항공우주산업(KAI)에는 록히드마틴사의 전문인력 30여명이 상주하며 기술지원 업무를 하고 있다. 이들은 올해 말에는 40여명으로 늘어난다.

 지난 4월에는 미국이 KF-X 개발 비용의 20%를 부담하는 인도네시아에 대해서도 기술지원 승인을 함에 따라 인도네시아 인력 80여명이 KF-X 개발에 참여하고 있다.

AESA 레이더 외에도 전자파 방사 없이 적외선으로 표적을 탐지하는 적외선 탐색·추적장비(IRST), 광학 영상과 레이더로 표적을 찾는 전자광학 표적 획득·추적장비(EO TGP), 통합 전자전 장비(EW Suite) 등 KF-X 핵심 장비들을 국내 개발 중이다.

 KF-X 장비 개발이 진행됨에 따라 한국형 전투기 사업단은 최적의 KF-X 형상을 설계하는 작업을 반복적으로 하고 있다.

 올해에만 기체 길이, 폭, 날개 면적을 늘린 'C106' 형상과 흡입구 형태 등을 개선한 'C107' 형상을 설계했다. 사업단은 올해 말까지 'C108'을 만들고 최종 형상인 'C109'를 설계할 방침이다. 현재 KF-X 형상은 길이 16.8m, 폭 11.2m, 높이 4.8m다.

 KF-X 체계개발은 우리 공군의 노후 전투기 F-4, F-5를 대체하고 미래 기반전력이 될 국산 전투기 120여대를 개발하는 사업으로, 사업 규모는 8조8천억원에 달한다.

 작년 1월 KAI 본사에서 열린 체계개발사업 착수회의를 통해 공식적으로 시작됐다. 사업단은 내년에는 KF-X 시제기 제작에 착수하고 2022년에는 시제기 1호 초도비행을 할 계획이다. KF-X 개발 완료 목표 시점은 2026년이다.

 사업단은 KF-X 사업의 일자리 창출 효과도 클 것으로 보고 있다. 작년과 올해 KF-X 체계개발업체, 협력업체, 연구기관 등의 신규 채용 인력은 3천명을 넘을 전망이다. 이들 중에는 구조조정 중인 조선업 실직자들도 다수 포함될 것이라는 게 사업단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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