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탄2·광주·김포·용인 등 일부 아파트 분양가 이하 급매물 나와

 

한창 막바지 공사가 진행중인 경기도 화성 동탄2신도시의 A아파트.

 이 아파트에는 현재 분양가에서 1천만원 떨어진 분양권이 등장했다. 일명 '마이너스 프리미엄'이다. 분양가보다 싼 매물이 있어도 사려는 사람은 별로 없다.

 16일 현지의 중개업소 관계자는 "최근 이 지역 아파트 입주물량이 늘고 있는 데다 지난해 11·3대책으로 이 일대 분양권 전매가 전면 금지되면서 분양권 시장이 많이 가라앉았다"며 "중도금 연체이자를 내고 있는 일부 다급한 사람들이 분양가 이하로 매물을 내놓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아파트값이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는 고공행진하고 있지만 신도시 등 수도권 일부 지역에는 '입주 폭탄'이 현실화되고 있다.

 1∼2년 전 청약 당시 수십대, 수백대 1의 경쟁률로 마감됐던 아파트들에서 입주시점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분양가 이하에 매물이 나오기 시작한 것이다.

 이들 지역은 전셋값도 하락해 인근 시세의 최고 절반 가격의 전세도 등장했다.

 ◇ 수도권 일대 마이너스 프리미엄 등장

 지난 2015∼2016년 분양만 했다하면 수십, 수백대 1의 높은 경쟁률로 1순위 마감됐던 수도권 새 아파트 단지에 최근 분양가 이하 분양권이 늘고 있다.

 분양 초기 계약이 끝난 '완판' 단지여도 입주가 임박하면서 프리미엄이 없거나 일부 분양가 이하로 떨어지고 있다.

 화성 동탄2신도시의 일명 남동탄 지역의 한 아파트는 입주가 올해 말로 임박하면서 중대형 일부 분양권에서 분양가보다 500만∼1천500만원 싼 매물이 나오고 있다.

 현지 중개업소 사장은 "분양 당시만해도 분위기가 좋아 웃돈을 기대하고 청약한투자수요가 많았는데 최근 새 아파트 입주가 몰리면서 초기에 형성됐던 프리미엄이 하락하고 분양가 수준 또는 그 이하의 매물도 등장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거래가 잘 안된다는 게 문제"라고 말했다.

 다음달부터 입주가 시작되는 동탄신도시 인근의 화성시 기산동의 한 아파트에도분양가에서 200만∼500만원 내린 분양권 매물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현지 중개업소 대표는 "입주 잔금 납부일이 다가오면서 일부 다급한 계약자들이분양가 이하로 손절매하겠다고 내놓는다"며 "동탄2신도시의 입주 물량이 많아 가격이 하락하고 있는 것도 영향이 있다"고 말했다.

 경기도 광주 태전동 아파트에도 입주가 다음달로 예정되면서 분양가 이하 매물을 찾아볼 수 있다.

 대체로 분양가 수준에서 거래가 되지만 사정이 급한 집주인들은 분양가에서 500만∼900만원 낮춘 가격에 분양권을 내놓는다.

 오는 9월 입주하는 태전동의 다른 아파트는 분양가보다 1천만원 이상 싼 급매물이 나오고 있다.

 현지 중개업소 관계자는 "이 일대 입주물량이 5천가구 정도 되다보니 물량 부담이 있다"며 "미처 분양권을 처분하지 못했던 투자수요들이 더러 분양가 이하로 팔겠다고 찾아온다"고 말했다.

 최근까지 청약자들이 대거 몰린 경기도 김포한강신도시 일대에도 일부 입지여건이 떨어지는 단지에서는 분양가 이하 매물이 나오고 있다.

 김포시의 공인중개사는 "입지여건이 좋은 곳은 분양권에 3천만∼4천만원의 웃돈이 붙어 있지만 서울에서 멀고 접근성이 떨어지는 곳은 300∼500만원 안팎의 마이너스 프리미엄이 있다"며 "주변에 새 아파트 공급이 많아서 부담이 되는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한동안 입주가 없던 용인시에도 최근 공급 물량이 늘면서 물량 부담이 증가했다. 처인구의 대단지 아파트 중대형 주택형의 경우 분양가 대비 500만∼1천만원 싼 분양권이 나오지만 팔리지 않는다.

 ◇ 입주 단지 전셋값도 급락…아파트가 더 걱정

 수도권 새 아파트 입주가 몰리면서 전셋값도 크게 하락했다. 최근 입주가 진행중인 화성 동탄2 신도시의 전용 84㎡는 전셋값이 1억5천만∼1억9천만원 선이다.

 잔금을 못낸 계약자들이 잔금 납부를 위해 전세로 내놓으면서 전셋값이 입주 직전보다도 최고 1억원까지 하락했다.

 이 아파트의 매매가격은 3억6천만∼3억7천만원 안팎인 것을 감안하면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이 50%에도 못미치는 것이다.

 올해 3월 말부터 입주가 시작된 동탄2신도시의 한 아파트는 전용 84㎡의 급전세물건이 최하 1억5천만원에 나온다.

 이 때문에 입주가 집중되는 지역의 경우 전셋값 하락으로 전세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는 역전세난이 현실화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현지 중개업소 사장은 "이 일대 전셋값이 3억1천만원까지 갔었는데 절반 이하 값의 전세가 등장한 것"이라며 "앞으로 이 지역에 줄줄이 새 아파트가 입주할 예정이어서 걱정이 많다"고 말했다.

 다음달에 입주하는 경기도 광주 태전동 일대의 새 아파트 전용 84㎡의 전셋값이2억3천만∼2억5천만원 선이지만 앞으로 입주가 시작되면 가격이 더 내려갈 것 같다는 게 현지 중개업소의 설명이다.

 태전동의 중개업소 대표는 "광주 태전동을 비롯해 인근 용인, 화성 동탄, 오산 일대까지 새 아파트 입주가 많다"며 "내년에도 입주가 많아서 전셋값이 버티기 힘들것"이라고 말했다. 연합


저작권자 © 중부일보 - 경기·인천의 든든한 친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