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적이 불분명하거나 한국어 활용문제 등으로 편입학이 어려운 다문화가정 자녀를 위한 ‘다문화 예비학교’에 입학한 학생들의 이수 포기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특히 학교에 다니는 다문화 가정 대부분이 경제적으로 어렵고 출신 국가마다 언어는 물론, 음식 등 생활문화가 다르지만 이들에 대한 교육은 획일화 돼 개별화된 수업이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16일 경기도교육청에 따르면 2015년부터 실시된 다문화 예비 중학교는 학교 밖 다문화가정 자녀의 공교육 진입 지원을 위해 중도입국학생, 외국인학생에 대한 한국어 및 한국문화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예비 중학교는 현재 도내 31개 지자체 중 안산과 동두천에 가장 많은 2곳의 학교가 지정돼 있으며 수원·성남·의정부 등 23곳에는 각각 1곳의 학교가 지정되는 등 총 24개 지자체, 26개 학교에서 525명이 수업을 받고 있다. 수업은 기본 6개월, 최대 1년 미만으로 주당 15시간 이내로 진행하고 있다.

국가별로는 중국이 73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한국 19명, 우즈베키스탄 19명 등 총 18개 국가(지난해 5월 기준)다.

하지만 지난해 다문화 예비 중학교 학생 총 243명 중 24명이 이수를 포기했으며 올해는 525명 중 74명이 학교에 등을 돌렸다. 다문화 예비학교에 입학하는 다문화 가정 출신 아이들도 증가하는 반면, 수업 환경에 적응을 하지 못하고 학교를 떠나는 아이들도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이 학교에서 수업을 받는 아이들은 어머니가 한국인 남자와 결혼해 한국으로 건너오거나, 해외에서 결혼 후 출생한 뒤 한국으로 들어오는 등 한창 예민한 사춘기에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입국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경제적인 사정상 한국에서도 부모와 떨어져 생활해야하는 상황이 아이들이 학업을 포기하는데 큰 원인으로 손꼽히고 있다.

특히 맞춤형 교육 부재와 사후관리 역시 제대로 되지 않아 도마위에 오르고 있다.

다양한 국가의 아이들이 모인 만큼, 개별화된 수업이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학교 수업은 한국어 수업과 한국 문화에 대한 교육만 이뤄지다보니 언어·문화의 차이 등으로 정체성 혼란을 겪고 있다는 지적이다.

또 학력인정을 받으면 인근 학교로 편입학을 하게 되는데 예산 부족 등의 이유로 사후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중도 포기자가 속출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이와함께 오산· 과천· 양주 등 7개 지자체에는 예비학교가 설치돼 있지 않아 한글도 제대로 모르는 아이들이 대중교통을 이용해 인근 지역으로 ‘원정 등교’를 해야하는 어려움에 처해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아이들이 예비학교에서 한국어와 문화에 대해 습득해 일반 학교로 편입학 할 수 있도록 일선에서 교사들이 노력하고 있다”며 “다양한 아이들이 모여 수업을 받는 만큼, 아이들이 살아온 나라의 언어와 문화를 잊지 않도록 인근 기관들과 협의해 도움을 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동성기자/estar@joongboo.com

▲ 사진=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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