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경기도, 재정지원 10배차… 버스기사 처우격차로 이어져

버스기사 지원자가 넘쳐나는 서울시와 달리 경기도 시내·광역버스는 지원자 태부족으로 회사가 직접 버스운전자격시험장까지 전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극명한 차이를 보이는 서울시와 경기도의 버스회사 재정지원이 기사들의 처우 격차로 이어지면서 경기 버스기사 다수가 서울 버스회사로 옮기길 원하고 있어서다.

18일 서울시와 경기도에 따르면 2015부터 2016년까지 서울시와 경기도가 관내 시내·광역버스회사에 지원한 보조금은 각각 4천700억여 원, 590억여 원이다.

지난 한 해 서울시는 65개 업체 7천400여 대 버스에 2천200억여 원, 경기도는 76개 업체 1만2천400여 대 버스에 240억 원을 지원했다.

경기도가 서울보다 훨씬 많은 버스를 지원하고 있으면서도 10배 가까운 지원금액의 차이를 보인 것이다.

이는 적자분을 전액 보전해주는 버스 준공영제를 시행 중인 서울시와 노선별 적자의 40% 정도만 지원하는 경기도의 버스정책 차이에서 기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이러한 재정지원의 격차가 버스기사들의 처우와 지역 간 회사 입사지원율의 차이에서 그대로 반영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시내버스를 운전하는 A(36)씨는 “1일 2교대제로 운영돼 근무시간 부담도 없고 초봉은 4천만 원 수준”이라고 말했다.

반면, 경기지역 광역버스를 운행하는 B(41)씨는 “월 기본 근무일수(만근)만 20일이 넘기도 한다”며 “연봉이 적은 것은 물론 하루 일하고 하루 쉬는 격일제마저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경기 버스기사들이 서울로 회사를 옮기고자 1~2년 만에 회사를 나가거나 경기 버스회사 직원이 버스자격시험장을 방문해 시험 합격자들을 찾아 나서는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서울시내버스를 운영 중인 T버스회사 관계자는 “버스기사 지원서가 매달 4배수 이상 접수돼 오히려 4년 미만 경력자는 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경기 시내·광역버스를 운영하는 K버스회사 관계자는 “항상 정원대비 10% 이상 버스기사가 부족한 데 뽑아 놓고나면 1~2년 새 서울로 가버린다”고 말했다.

또 경기지역 O버스회사 관계자는 “급할 때는 버스자격시험장에 문의하거나 직접 시험 합격자들을 찾아 나선 적도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경기지역 일부 버스기사들 사이에서는 옮기고 싶은 버스회사 순위 1위는 서울버스, 2위는 고속버스 3위는 공항리무진 등의 순으로 나타나 경기버스 기사의 열악함을 말해주고 있다.

도 관계자는 “올해 안으로 준공영제를 시행할 예정이며 12개 시·군으로부터 긍정적인 회신을 받은 상태”라며 “예산 문제가 커서 다른 지자체와 충분한 협의가 필요한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김준석기자/joon@joongboo.com
▲ 사진=연합(해당 기사와 관련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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