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학년도 대입 수시모집 원서 접수는 오는 2017년 9월 11일부터 시작된다. 학생부전형에 지원하는 수험생이라면 대부분 자기소개서 작성 단계를 거쳐야 한다. 자기소개서를 쓸 때 수험생에게 절실히 요구되는 과정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나 자신에 대해 아는 것’이다.

자기소개서를 쓰기 전에 자신에 대해 탐구하는 과정은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나 많은 수험생들이 나 자신도 잘 모르는 ‘자기’를 남에게 소개하려 하기 때문에 자기소개서 작성 단계에서 큰 어려움을 느낀다. 자기소개서를 잘 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당연한 말이지만 우선 자기 자신에 대한 객관적이고 종합적인 관찰이 필요하다. 그리고 자기 탐구 과정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목표를 점검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나는 어떤 목표를 이루기 위해 학교생활을 했는지 정리해 볼 필요가 있다. 나의 목표, 관심 분야, 노력해 온 과정과 성과, 앞으로의 계획 등을 차근차근 정리하다 보면 내가 어떤 사람인지 더 정확하게 설명할 수 있다.

생각이 어느 정도 정리되었다면 그 다음에는 자신의 인생 스토리를 써 보는 것이 좋다. 형식에 얽매이지 말고 자유롭게 성장 과정, 성격의 장단점, 기억에 남는 학교생활, 의미 있었던 교내외 활동, 가치관과 꿈, 학업 및 진로 계획 등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써 내려가는 것이다. 이때 자기에 대한 객관적이고 종합적인 관찰이 진행될 수 있도록 학교생활기록부를 참고자료로 활용하면 도움이 된다. 자신을 잘 아는 교사나 친구, 부모님의 도움을 받아도 좋다.

나의 인생 스토리는 실제로 자기소개서를 작성할 때 큰 도움이 된다. 삶에 대한 성찰이 나의 인성과 잠재력을 드러내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자기소개서 작성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내 이야기’를 담은 진솔함이다.

자기소개서가 완성되었다면 구술면접 대비에 들어가야 한다. 입시 구술면접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자신에 대해 이야기하는 인성 면접이고, 다른 하나는 학업 역량과 사고 능력을 평가하는 전공 적합성 면접이다. 예를 들어 ‘자기소개를 해 보라’, ‘가장 존경하는 인물에 대해 말해 보라’ 등은 인성 면접의 대표적인 질문이다. 반면에 ‘로마제국의 해상무역에 대해 말해 보라’나 ‘삼권 분립에 대해 설명하라’ 등의 질문은 전공 적합성 면접에 해당한다.

많은 학생들이 전공 적합성 면접에서 모르는 문제가 출제될까 봐 두려워한다. 그러나 전공 적합성 면접은 고등학교 교과 과정을 크게 벗어나지 않으므로 교과별로 기본 개념을 잘 익혀 두면 어렵지 않게 치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면접관을 대면하기 전에 제시문이나 문제지를 주고 답변을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을 주는 학교들도 많으므로 평소 기출 문제를 중심으로 면접 연습해 두면 크게 어렵지 않다.

진짜 중요한 것은 인성 면접이다. 인성 면접에서 면접관은 지원자의 품성과 가치관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만약 자신에 대한 질문임에도 불구하고 명료하게 답변하지 못한다면 면접관의 입장에서 좋은 평가를 내릴 수 없을 것이다. 특히 학문하기에 적합한 인성을 갖추지 못했다거나 학교의 인재상이 추구하는 기본 소양이 부족하다고 판단되면 지원자는 탈락을 면할 수 없다.

최근 들어 인성 면접에 대한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인성 면접을 대비하기 위해서는 먼저 자신에 대한 진지한 성찰과 탐구가 수반되어야 한다. 그런 다음 자기소개서에 작성한 내용을 토대로 예상 문제를 뽑아 보고 이에 대해 답변하는 연습을 충분히 해야 한다.

가장 좋은 방법은 교사나 부모의 도움을 받아 실전처럼 여러 차례 모의 면접을 경험해 보는 것이다. 면접은 개인 면접, 집단 면접, 캠프 형식의 합숙 면접 등이 있다. 모의 면접을 할 때는 자신이 지원하는 학교의 면접 형식에 맞춰야 하는 것도 잊어서는 안 된다.

최영신 경희대 평생교육원 주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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