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물구나무 선 검은 나나, 니키 드 생팔, 1905~1966, 천과 양모, 페인트와 철망, 150x105x108cm.

아름다운 반란자 ‘니키 드 생팔’은 전 세계의 관객을 가진 작가이다. 그녀작품만큼 개인적이고 복잡하게 얽혀진 비밀스러운 이야기를, 사물들의 조합을 통해 연출한 예술작품은 없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녀의 작품은 자신의 개인적인 기억과 여성에 대한 사회적 억압에 대한 문제들을 제시한다. “내 작업은 언제나 내 문제를 표현한 후, 그것을 극복하는 방식이었다”고 말한다.

과천 국립현대미술관에서 2006년 말과 2007년 초에 걸쳐 니스 근 현대미술관 소장품을 중심으로, 71점의 작품과 다큐멘터리로 구성된 회고전이 있었다. 전시작품은 그녀의 영혼만큼 자유롭고, 다양했다. 특히 ‘나나’연작의 기초가 되는 초기작들이 상당수 포함되어 그녀작업의 종합적인 변모과정을 볼 수 있는 드문 기회였다. 생팔의 작품은 1950년대 말부터 제작된 아상블라주 회화들을 시작으로, 1961년 ‘사격’연작으로 그녀의 존재를 본격적으로 드러내는 계기를 마련한다. 사격은 일종의 카타르시스를 위한 장치였으며, 괴물연작, 나나연작, 기념조각, 드로잉, 판화 등 다양한 작품 활동과 연극, 영화, 건축, 출판, 다양한 분야의 프로젝트들은 풍요롭지만 끔찍하기조차 한 상상의 세계를 보여주었다.

1965년 첫 선을 보인 나나연작은 우스꽝스럽게 부풀어 오른 가슴과 엉덩이는 화려한 색채로 더욱 강조된다. 온갖 억압에서 해방된 행복한 여성의 상징으로 보여 지는 나나는 날씬한 몸매, 우아한 취향, 여성을 판단하는 전통적인 미의 고정관념을 뒤집어 놓는다. 그러나 그녀는 나나 작업을 통해 폭력적인 자신의 감정표현을 서서히 치유해갔고, 점차 공공적인 영역으로 작업을 옮겨갔다. 부드럽고 강인한 그녀의 공공프로젝트는 성공적이었고, 보다 넓은 세계에서 많은 이들과 함께 풍요로운 상상의 세계를 나누게 된다.

‘니키 드 생팔’(1930년~2002년)은 프랑스에서 태어나 미국에서 자랐으며, 어린 시절 아버지의 성폭행으로 평생 정신적 상처를 갖게 된다. 그녀의 일생은 고통스러운 삶이었으나, 그림을 통해 부드럽고 강인하게 자신을 치유해나갔다. 그녀는 열정적으로 작품 활동에 매진했으며, 많은 곳을 여행했고, 잠시 ‘보그’ ‘라이프’지 사진모델로 활동했다. 그녀만의 독특한 방식으로 제작된 엄청난 양의 작품과 장 팅겔리와 공동 제작된 많은 작품들은 프랑스에 기증되어 프랑스문화유산으로 남아있다.
 

 

 

 

 

 

 

최경자 화가, 문화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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