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이 폐업하거나 임시로 맡던 일이 끝나 자기뜻과 상관없이 이직하는 청년이 사상 최다를 기록했다.

바늘구멍 같은 취업 문을 통과한 청년에게도 현실은 녹록지 않은 셈이다.

24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5월 기준으로 임시적·계절적인 일이 끝나거나 계약기간이 완료된 경우와, 직장 휴·폐업·파산 등으로 첫 일자리를 그만둔 청년(15∼29세)은 37만2천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2004년 관련 통계를 집계한 이래 가장 많은 것이다.

비자발적 청년 이직자는 2012년 27만8천명 이후 매년 꾸준히 증가했다.

2016년 33만4천명으로 최다 기록을 갈아치운 데 이어 2년 연속 최고치를 새로 썼다.

반면 전체 청년 이직자는 줄어들고 있다.

첫 직장을 떠난 청년은 2004년 355만9천명에서 2009년 292만1천명, 올해 257만4천명으로 내리막길을 걸었다.

이 같은 변화는 이 연령대 인구가 2004년 1천14만1천명에서 지난해 942만8천명으로 감소한 탓이 크기 때문으로 보인다.

여기에 학업, 취업 준비로 취업을 미루며 취업을 경험한 청년들 자체도 줄어들고 있는 영향까지 겹쳤다.

청년 이직자는 주는데 비자발적 이직자는 늘다 보니 비자발적 청년 이직자 비율은 올해 14.5%로 역대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이 비율은 2006년 8.4%까지 떨어졌다가 이후 점차 상승해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에 시달리던 2009년 10.9%로 처음으로 두 자릿수에 진입한 뒤 2013년부터 올해까지 매년 최고 기록을 새로 썼다.

통계청 관계자는 “일거리가 없거나 회사 사정이 어려워 권고사직을 당하는 경우등이 비자발적 이직으로 볼 수 있다”며 “비자발적 이직자 발생은 주로 경기 영향을 많이 받는다”고 설명했다.

경기가 어려워져 기업 활동이 부진해지면 정리해고를 하거나 계약직으로만 직원을 채용하기 때문에 기존 직원들이 이직으로 몰릴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특히 청년 이직자의 경우 실업 상태를 피하려고 일단 계약직으로 들어갔다가 계약이 끝나며 이직하거나 최근 들어 기업들이 정규직 대신 계약직 인턴 형태로 신입 직원을 고용하는 경우가 많아 비자발적 이직자가 늘어나는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임시적·계절적인 일이 끝나거나 계약 기간이 완료해 이직했다는 청년은 31만1천명으로, 1년 전(26만4천명)보다 17.8% 증가했다.

2004년(18만8천명)과 견주면 1.7배나 늘어난 셈이다.

반면 직장 휴·폐업, 파산에 따른 청년 이직자는 6만1천명으로 지난해보다 12.9% 감소했다.

2004년(13만9천명)보다 올해 오히려 반 토막으로 줄었다. 안경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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