市, 현황·지원방안 기자회견 1시간 만에 피해건수 2.5배 늘고 복구상황도 엉터리 집계 논란
인천에 내린 집중호우로 사망사고와 침수가 발생하는 등 피해가 속출했지만 인천시는 침수 원인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시는 비가 온 지 한참 후에나 빗물펌프장의 배수펌프를 가동(중부일보 7월 24일자 1면 보도)한데다 피해 상황 집계도 엉터리로 하고 있어 이번 피해가 재난이 아닌 인재라는 지적이 나온다.
24일 김상길 시 재난안전본부장은 인천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인천 피해 현황과 지원방안에 대해 밝혔다.
그러나 침수 원인에 대해서는 전혀 모르고 있는 데다 피해 현황은 이날 오전에 발표한 내용과 크게 다른 내용을 전달했다.
지원방안도 지원금 전달과 쓰레기 청소에 그치는 등 근본 대책은 제시하지 못해 다시 폭우가 내린다면 같은 피해 상황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
시는 이날 오전 자료를 배포하고 오전 7시 기준 남동구·남구·부평구 등 원도심을 중심으로 주택과 상가 등 총 895건의 피해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김 본부장은 오전 8시 기준 2천272건의 침수 피해가 발생했다며 1시간 만에 피해 건수를 2.5배 이상 늘려서 발표했다.
또 침수 상가 대부분을 복구하고 침수 주택 절반가량을 복구했다고 강조했지만 피해 건수가 대폭 늘어나면서 복구상황도 모두 엉터리로 집계됐다.
이와 함께 소상공인 피해 복구를 위해 상가당 100만 원을 지원하겠다고 했지만 지원 대상을 사업자 등록증 보유자로 한정했다.
사업자 등록증이 없는 영세 상인 등은 지원을 받을 수 없는 셈이다.
특히 시는 이번 비 피해가 자연재해라고 주장하지만, 침수 방지를 위한 빗물 펌프장의 배수펌프 가동을 늦게 하는 등 인재 가능성도 제기된다.
기상청은 23일 오전 8시 인천에 호우주의보를 발효하고 오전 9시 20분 호우경보로 바꿨지만 인천지역 대부분의 펌프장 배수펌프는 폭우가 쏟아진 오전 9시가 돼서야 가동됐다.
이날 비는 오전 6시 15분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했고, 오전 8~9시 사이에 비가 집중됐다.
유역 면적이 3천100㏊에 달하는 인천교매립지 펌프장은 호우경보 발효 후인 오전 9시 30분에나 가동됐다.
김 본부장은 “이번 호우는 1시간 동안 집중돼 일어나는 등 대응이 현실적으로 어려웠다”며 “침수 원인은 아직까지 파악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조기정기자/ckj@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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