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 인구 4~8%가 앓고 있는 흔한 신경계 질환인 수면무호흡증이 알츠하이머병의 발병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윤창호 교수팀이 최근 이같은 결과를 알츠하이머병 저널 최신호에 발표했다.

수면무호흡증에 의한 아밀로이드 침착을 사람 뇌에서 확인한 세계 최초의 연구결과다.

알츠하이머는 치매를 유발하는 대표 질환이다. 최근 수면무호흡증이과 치매 발생의 상관관계 연구가 발표돼 왔지만 고령인 70~80대를 대상으로 연구했다는 제한이 있었고, 치매의 원인을 알츠하이머병으로 특정하지 않았다는 한계가 있었다.

윤 교수팀은 수면 중 일시적으로 호흡이 정지하는 수면무호흡증과 알츠하이머병의 상관관계를 집중적으로 확인했다. 특히 알츠하이머병의 원인 물질인 병적 아밀로이드의 누적과 수면무호흡증 간의 상관관계를 확인하고자 50~65세(알츠하이머병 발병 전, 아밀로이드 침착 시작 시기) 정상인지기능을 지닌 수면무호흡증군(19명)과 대조군(19명)을 대상으로 뇌 내 아밀로이드 양을 측정, 비교했다. 그 결과, 수면무호흡증군에서 반복적 각성과 저산소증이 아밀로이드 생산과 침착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확인됐다.

윤 교수는 “깨어있는 동안 뇌 세포 활동으로 조직 내에 쌓인 아밀로이드는 수면 중 뇌를 감싸고 있는 뇌척수액을 통해 배출된다”며 “수면무호흡증에 의한 수면 질 저하가 아밀로이드의 배출을 방해해 뇌에 쌓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알츠하이머병은 보통 65세 이후에 시작하지만, 원인이 되는 아밀로이드 침착은 이보다 앞선 40~50대에 시작된다. 알츠하이머병이 생긴 이후에는 쌓인 아밀로이드를 제거하더라도 질병 진행과 증상의 경감에는 아무런 효과가 없기 때문에 미리 수면무호흡증을 치료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아밀로이드 침착이 시작되는 중년 성인시기에 수면무호흡증 여부를 확인하고 효과적인 치료를 시행해 알츠하이머병의 위험이나 진행을 늦추는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연구는 질병관리본부 산하 안산 지역사회기반코호트 참여자를 대상으로 분당서울대병원 뇌신경센터 윤창호 교수, 이호영 교수,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호흡기내과 신철 교수, 하버드의대 로버트 토마스 교수, 더글라스 그리브 교수, 보스턴대학 로다 오 교수 간 공동 연구로 진행됐다.

김대성기자/sd1919@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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