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은 유행을 따라 흘러가지만, 복지는 평생을 함께 하는 것입니다. 누구나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는 권리를 보장받는 것은 당연하잖아요.”

대기업 임원에서 행복전도사로 인생 2막을 살고 있는 권오향(53·사진) ㈔참사람들 이사장은 25일 전문가적 사명을 가지고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이유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참사람들은 1991년 8월, 성남빈민복지상담소를 개소하면서 도시빈민운동부터 시작했다.

이후 사람중심, 생명존중, 협동과 연대를 기본 이념으로 1996년 한국참사랑복지회를 설립, 복지활동으로 사업을 확대했다. 사회복지학교를 운영하고 가정봉사원 교육, 저소득가정 자녀 프로그램 운영, 취업취약계층의 자활, 해체위기 가정과 지역사회 유지, 어르신 보호 등 다양한 지역내 복지활동을 통해 더불어 사는 사회를 만드는데 앞장섰다.

올해 창립정신을 계승 발전시키기 위해 한국참사랑복지회는 ‘사단법인 참사람들’로 단체명을 변경했다.

지난 2월 제9대 참사람들 이사장으로 선출된 권오향 이사장은 “회사 재직시절 어려운 이웃과 헌신적 봉사자들을 직접 보고 순수 기부자로 활동해 왔다”며 “이 작은 실천이 스스로를 되돌아 보는 계기가 됐고,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권 이사장은 국내 패션업계 최고의 디렉터 출신이다. 지난 2006년 한국형 SPA(유통·제조 일괄형 브랜드)로 신세계그룹 최초의 여성 임원(상무)을 시작으로 2012년에는 제일모직에서 이서현 사장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에잇세컨즈’를 론칭, 토종 SPA브랜드 시대를 열었다.

그동안 보브, XIX, 조앤루이스, 데얼스 등의 신개념 여성 브랜드를 론칭, 패션업계에서는 독보적인 인물이다.

그렇게 잘 나가던 권 이사장이 복지와 인연을 맺게 된 것은 우연한 계기였다.

도시빈민에 대해 관심이 많았던 그는 꾸준한 기부활동을 이어오면서 자연스레 참사람들의 이사장을 맡게 됐다.

권 이사장은 “패션과 복지는 거리감이 크다”며 “특정 계층의 감각을 미리 예측해 상대적으로 트랜드를 주도하는게 패션이라면, 복지는 모든 사람 또는 사회적 취약계층이 누리는 절대적 행복지표”라고 설명했다.

이어 “아직 국내 복지는 선진국에 비하면 걸음마 수준이지만 이런 복지의 변화를 시도하는 것은 누구든 할 수 있고 언젠가는 해야할 일”이라며 “입고 먹는 것에서 이제는 주거환경 등에 더 관심을 보이듯 시대에 맞는 욕구를 세부적으로 파악해 제공하는 트랜드형 복지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 이사장은 자신의 장점인 부드러운 카리스마와 패션 디자이너의 섬세함, 지식과 경험 등을 활용해 참사람들 회원들이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꿈이다.

그는 “진심어린 나눔과 공유가 이뤄지면 비로소 복지가 완성될 수 있고, 그럴려면 회원들이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도록 해 주는 것이 우선 순위”라며 “작은 물결이 큰 파도를 이뤄내듯이 가슴에서 우러나오는 실천이 우리 모두의 행복을 만들어 낼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김대성기자/sd1919@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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