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인천, 경기북부 일부에 호우경보가 내려진 23일 오전 인천 남구 동양장사거리 인근 도로가 침수돼 차량이 물에 잠겨 있다. 연합
지난 23일 경기도 내에 내린 비로 지하차도 곳곳이 침수되면서 관리부실이 원인이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25일 도 재난안전본부와 각 시군에 따르면 23일 0시부터 정오까지 도내에는 평균 67㎜의 비가 내렸다.

이 비로 도로 10곳이 침수돼 차량통행이 한때 통제됐다고 도 재난안전본부는 밝혔다. 통제된 도로 가운데 3곳이 지하차도였다.

경부고속도로 밑을 지나는 용인시 기흥구 보정동 왕복 6차로 삼막곡제1지하차도가 23일 오전 10시 30분부터 한 시간가량 침수됐다.

비슷한 시각 이 일대에는 한 시간에 49㎜의 많은 비가 내리기도 했지만, 이 정도 시우량은 드문 사례가 아니어서 관련 기관들의 부실한 대응과 부적절한 주변 관리가 지적을 받고 있다.

시 관계자는 “인근에 광교신도시가 조성되면서 이 지하차도와 새로 연결된 도로에서 많은 빗물이 유입돼 침수된 것 같다”며 “광교신도시 주 시행기관인 경기도시공사가 이 지하차도에 배수펌프 3개를 추가로 설치했으나 유입 빗물을 다 감당하지 못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같은 날 시간당 최고 63㎜의 비가 내린 군포시 당동의 왕복 2차로 당동지하차도도 비슷한 시각 2시간 30분가량 침수돼 통행이 불가능했다.

시 관계자는 “배수펌프 용량이 시우량 30㎜ 정도까지는 처리할 수 있는데 이보다 많은 비가 한꺼번에 내려 침수됐다”며 “이와 함께 인근에 최근 생긴 버스업체의 대형 주차장에서 많은 빗물이 지하차도로 유입된 것도 원인이 아닌가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상 기후가 잦아지는 상황에서 시가 배수펌프 용량이나 주변 시설들을 너무 안이하게 관리, 침수 피해를 불러왔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파주시 야당동 왕복 4차로 한빛지하차도 역시 같은 날 오전 8시 40분부터 30여분간 침수됐다.

시 관계자는 “빗물이 차오르면 자동으로 작동하는 3대의 배수펌프로는 배수를 모두 할 수 없어서 예비 펌프 1대를 가동, 퇴수 작업을 완료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관계자는 “평소에도 같은 방식으로 펌프를 운영했는데 이번에 왜 갑자기 침수됐는지 모르겠다”며 “예비 펌프도 자동으로 작동하도록 하는 설계 변경과 함께 이번 침수의 정확한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른 지자체 관계자도 “침수의 원인을 파악하는 동시에 짧은 시간에 많은 비가 내리더라도 지하차도가 침수되지 않도록 대책을 세우겠다”고 밝혔다.

도 관계자는 “대부분 지하차도의 배수펌프 시설은 설계 기준에 맞게 돼 있을 것”이라며 “다만 기후변화로 과거보다 집중호우가 잦아진 만큼 배수펌프 시설을 증설하는 등의 대책 마련이 필요하고, 주변 개발 시에도 인근 지하차도에 미치는 영향 등을 고려해야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오정인기자/jioh@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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