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구·부평구, 市에 조작 보고
재난상황 불구 보고체계 엉망…가동상황 등 특별조사 필요

▲ 서울과 인천(강화·옹진 제외)을 비롯해 경기도 일부 등 모두 12개 시군에 호우경보가 발효된 23일 오전 인천 남구 간석동 도로 일부가 침수돼 차들이 힘겹게 통과하고 있다. 연합

인천시가 집중호우가 내린 지 한참 후에나 빗물펌프장의 배수펌프를 가동(중부일보 7월 24·25일자 1면 보도)한데다 일부 펌프장 펌프 가동 시간을 허위 발표한 것으로 드러났다.

부평구 삼산 1·2 펌프장 등에서 가동 시간을 조작해 시에 보고했기 때문인데, 펌프장 적기 가동과 기록 장치 정상 작동 여부 등 특별조사가 시급하다.

26일 시 등에 따르면 신속한 대응이 필요한 재난상황에서 시와 구의 보고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동구는 집중호우가 발생한 지난 23일, 인천교매립지 펌프장의 배수 펌프 가동 시간을 오전 9시 20분이라고 보고했다.

이후 시가 배수 펌프 가동시간 조사에 나서자 동구는 3일이 지난 현재 가동 시간을 9시 40분으로 수정해 시에 보고했다.

인천은 지난 23일 오전 6시 15분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했고, 오전 8~9시 사이에 비가 집중됐다.

기상청은 23일 오전 8시 인천에 호우주의보를 발효하고 오전 9시 20분 호우경보로 바꿨지만 인천교매립지 펌프장은 한참 후에나 배수 펌프를 가동했다.

부평 삼산 1·2 펌프장, 갈산 펌프장은 가동시간을 지속적으로 속여가며 시에 알렸다.

부평구는 지난 23일과 24일, 시에 삼산 1·2 펌프장, 갈산 펌프장의 배수 펌프 가동 시간을 모두 오전 9시라고 보고했다.

또 매뉴얼상 펌프 가동 수위와 실제 가동 수위가 모두 일치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같은 수치는 모두 거짓으로 드러났다.

부평구는 중부일보 취재가 시작되자 배수 펌프 가동 시간을 시에 지속적으로 속였다.

25일에는 시에 삼산 1·2 펌프장이 각각 오전 8시 50분, 오전 9시에 가동됐다고 보고했고, 갈산 펌프장은 오전 9시 10분이라고 바꿔 전했다.

하루가 지난 26일 오전에는 구두로 각각 오전 9시 15분, 오전 9시 45분, 오전 9시 15분이라고 전했다가 최종 보고라며 시에 삼산 1펌프장 오전 9시 14분, 삼산 2펌프장 오전 9시 28분, 갈산펌프장 오전 8시 55분이라고 알렸다.

특히 호우주의보가 발효되면 1시간 내 직원들이 모여야 하지만 CCTV 확인 결과 직원이 삼산 2펌프장 입구에 도달한 시간은 1시간을 훌쩍 넘은 오전 9시 25분께다.

부평구 관계자는 “보고를 여러차례 수정하게 된 것은 배수 펌프장에 낙뢰가 떨어져 정확한 수치 집계가 어려웠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이 같은 인천 행정은 서울시와 크게 대비된다.

서울시는 지난 2001년 민간 전문가와 합동으로 특별조사반을 구성해 공릉, 반포 등 10개 빗물펌프장을 대상으로 특별조사를 실시했으며 개선책을 강구했다.

현재는 서울시청에서 25개 전체 구의 펌프 가동정보 등을 실시간으로 한눈에 볼 수 있어 즉각적인 대응이 가능하다.

인천시 관계자는 “집중 호우에 대비할 수 있도록 다양한 개선책을 강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조기정·이정용기자/ckj@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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