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보에 소개된 자폐성 장애아이를 둔 한 학부모의 사연은 가슴이 찡하기만 하다. 언제 아이의 담임교사가 바뀔지 몰라 늘 마음을 졸여야 하는 탓이다. 이렇게 정교사가 아닌 기간제 교사다 보니 당장 내년을 기약할 수 없는 이유가 무엇보다 가장 크다. 물론 사정이 이러하다고 기간제 교사가 아이들의 지도와 배려를 적당히 하고 있다는 얘기는 절대 아니다. 장애를 지닌 아이들의 경우 지속적인 관심이 우선이지만 교사가 기간제이다보니 자주 교체돼 어려움과 불편을 겪은 이유에서다. 본보에 소개된 학부모의 경우도 아이를 가르치던 유치원 교사가 1년 사이 3번이나 교체되는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는 소식이다. 대개의 이런 경우 아이가 유치원이나 학교를 가기 싫어한다. 낯을 가리는 경우도 있고 불안을 호소하는 경우도 없지 않다.

특수한 경우라 해도 우리 사회는 이런 장애아이를 둔 부모의 심정에 맞춰야 하는 것이 정도라 판단된다. 그것은 다름아닌 정교사를 늘려가면서 이런 학부모의 불안을 여지없이 해소하는 방법이다. 짐작하다시피 기간제교사가 담임을 맡고 있어 언제 떠나갈지 모르는 걱정을 안고 있는 학부모들이 한두명이 아니라면 그 어찌할 수 없는 심정은 오죽하겠는가. 매년 학부모들은 이듬해 신입생이 안 들어올 경우 아이의 담임이 또 바뀔 수도 있다고 생각하며 가슴을 졸인다면 우리 사회가 그 책임을 떠안아야 한다. 더구나 우리는 이미 선진국대열을 향해 가고 있지 않은가. 이런 국가에서 아직도 이런 후진적인 일들이 일어나면 사회복지 자체를 운운하기 어렵다.

사회가 장애를 갖고 있는등 특수한 사람들을 위한 배려에 인색해서는 안된다. 무엇보다 이 모두가 우리 국민이고 우리 이웃이며 가족인 탓이다. 비단 경기도내에만 국한되는 사정은 아닐 것으로 추정된다. 특수학급에 근무중인 기간제교사 비율이 높아 장애학생과 학부모들의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는 지적은 교육당국이 서둘러 보완해야 할 사안이다. 한 예로 경기도교육청이 집계한 지난 3월 기준 경기도내 특수학급수는 유·초·중·고를 모두 합쳐 총 2천678학급이나 된다. 그리고 특수학급에 근무하는 특수교사는 총 2천956명이며, 이들 중 기간제교사는 1천231명으로 거의 절반 수준이나 된다. 통계가 말해주듯이 이를 줄여나가야 한다.

그렇지 않아도 도교육청은 올해부터 일반 학생들을 대상으로 학교 적응력을 높이기 위해 초등학교 1∼2학년과 고교 1∼3학년 담임교사를 연속해 맡도록 하는 ‘성장배려학년제’를 운영 중이라는 소식도 있다. 그렇다면 일반학생 뿐만 아니라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속도 등이 상대적으로 느려 연속성이 중요한 장애학생들의 적응도 감안해야 하지 않겠는가. 구체적으로 특수학습 등에 근무하는 정교사 비율을 일반교사 수준으로 맞추고, 한 담임교사가 지속적으로 아이를 관리할 수 있도록 대책을 마련해야한다. 일반학교의 교사비율 정도만이라도 유지해 달라는 장애를 둔 아이 어머니의 호소를 허투루 들어서 안될 이유다. 사회가 선진국으로 진입하려면 이런 기본적인 얘기들부터 해소시켜야 함도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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