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프 자동불구 수작동으로 작동…갑작스런 상황에 대처 등 미흡
가동시간 알려면 전화 돌려야

▲ 유정복 인천시장이 27일 시청 영상회의실에서 수해복구 대책회의를 주재하며 피해 복구상황을 보고받고 향후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사진=인천시>

최근 기후변화에 의한 집중호우와 돌발홍수 등의 기상이변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빗물펌프장 운영시스템 개선과 통합시스템 구축이 중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주진걸 고려대학교 공과대학 박사 등이 지난 2010년 발표한 ‘빗물펌프장 운영시스템 개선 및 적용과 경제효과분석’ 논문에 따르면 현재 인천시의 매뉴얼상 유수지 수위만을 판단해 배수 펌프를 운영하는 방법은 급격한 수위 변화에 효율적으로 운영되지 못한다.

유수지 수위가 일정 수위에 도달해야 순차적으로 펌프가 작동돼 집중호우로 인한 침수에 대비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동안 내수위를 기준으로 운영되는 빗물펌프장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관련 연구는 지속적으로 진행됐다.

‘내수침수 방지를 위한 펌프 가동수위 결정에 관한 연구’, ‘자기조정 능력을 가진 펌프제어 기법 개발’ 등이 대표적이다.

인천지역 빗물펌프장을 비롯해 전국 대부분의 빗물펌프장에는 유수지 수위를 기준으로 자동운영 시스템이 설치돼 있지만 신뢰가 부족해 수동 작동이 진행된다.

인천지역 13곳의 빗물펌프장은 모두 자동운영 시스템이 설치돼 있으며 이 중 규모가 작은 검단 펌프장 등 3곳을 제외하면 모두 수동 작동이 우선이다.

특히 현재 유수지 수위 기준의 시스템은 집중호우 시 조기 가동이 어려워 수동 작동이 중요하다.

빗물펌프장 조기 가동의 효과는 연구결과로도 나와 있다.

지난 2015년 박무종 한서대학교 교수 등이 발표한 ‘빗물펌프장 조기 가동에 따른 도시 내수침수 저감효과 분석’ 논문을 보면 서울 가산 1 펌프장의 경우 10분 조기 가동할 경우 가장 효과적인 대처가 가능한 것으로 분석됐다.

따라서 펌프 가동을 미리 가동하기 위한 효과적인 예측 시스템이 중요하다.

인천은 빗물펌프장을 군·구에서 각각 운영하며 관리하는 시스템이다.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하는 인천시가 군·구별 배수 펌프 가동시간을 알기 위해선 직접 전화를 돌려 보고받는 방법밖에 없으며 당연히 대응도 늦어진다.

반면 서울시는 서울시청에서 25개 전체 구의 펌프 가동 정보 등을 실시간으로 한눈에 볼 수 있어 즉각적인 대응이 가능하다.

일부 서울지역 구에서는 펌프 가동 정보를 인터넷으로 클릭해 실시간으로 시민들이 확인할 수도 있다.

이와 함께 전문가들은 인천시의 적극적인 행정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서울시는 지난 2011년 집중호우로 강남을 초토화시킨 우면산 산사태 이후 5조 원이 투입되는 10개년 계획을 세워 침수취약지약 34곳을 발굴하고 빗물펌프장 신설·빗물저류배수시설 설치, 하수관거 정비 등을 추진했다.

인천은 수해 예방을 위해 하수관 정비 시설 개·보수 등에 매년 120억~150억 원을 쓰는데 그치고 있으며 하수관 퇴적물 조사는 최근 3년 동안 이뤄지지 않고 있다.

맹승진 한국수자원공사 수자원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이번 상황을 계기로 비상 대책을 강구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이 연구돼야 한다”고 말했다.

조기정·이정용기자/ckj@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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