道 "관계부서와 조율 후 발표"

“온통 부실투성이다. 입주 못하겠다”

27일 오전 동탄2신도시 23블럭 ‘동탄에듀밸리 부영 사랑으로’ 단지에서 만난 70대 정모씨 부부의 절규 섞인 목소리다.

정 씨는 “아파트 단지 안에 깔린 보도 블럭만 봐도 이게 제대로된 시공인지 아닌지 알 수 있다”며 “들쑥날쑥 제멋대로인 블록을 부영 측에서는 재시공 했다고 주장한다. 이게 어떻게 새아파트의 모습이냐”고 목소릴 높였다.

동탄에듀밸리 부영 사랑으로 아파트 단지를 멀리서 바라봤을 땐 주변의 여느 새 아파트와 다른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단지에 진입한 뒤 주차장을 둘러보니 가장 먼저 누수를 막기위한 작업이 한창 진행중이었다.

또한, 단지 곳곳에 깔린 타일 모양의 보도 블럭은 울퉁불퉁 제각각으로 깔려 있고 장맛비가 그친뒤 3일이 지났지만 마르지 않은 곳이 보이기도 했다.

실제 이날 현장을 둘러보던 중 한 노인이 높이가 다른 보도블럭을 걷다 블럭에 발이 걸려 넘어질 뻔 하는 모습을 보기도 했다.

정 씨는 “온통 부실투성이다. 지금 잔금까지 치렀지만 언제 입주를 해야할 지 모르겠다”며 “욕실부터 창문까지 뭐 하나 제대로 된 곳이 없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외에도 정 씨의 집안 곳곳에는 지속적으로 하자 보수가 이어지고 있지만 닫히지 않는 창문과, 펼칠 수 없는 빨래 건조대, 에어컨 실외기가 들어갈 수 없는 실외기실 등 곳곳이 하자였다.

정 씨는 “이런 집을 4억 원이나 주고 분양을 받았다는 것이 너무 화가 난다”며 “부영이 이정도일 줄은 몰랐다. 나는 부영한테 속았고, 이런 집을 허가해준 화성시에 속았다”고 말했다.

이에대해 부영 관계자는 “지속적으로 하자 보수에 노력하고 있는데 미흡한 점이 있었던게 아닌가 싶다”며 “입주민들이 만족할때까지 원만하게 협의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이런 상황에서 남경필 경기지사의 아파트 부실시공 근절대책 발표를 돌연 취소한 배경을 놓고도 뒷말이 무성하다.

남경필 지사는 문제가 되고 있는 동탄2신도시 동탄에듀밸리 부영 23블럭을 지난 3월부터 매달 한 차례 이상 방문해 입주민들의 의견을 청취했었다.

지난 18일에는 페이스북에 “부영이면 소위 대기업인데 하자투성이에, 안전불감증에, 땜질식 처방에, 도지사 나왔을 때만 모면하고 보자는 식”이라고 지적하며 “마음이 분노로 가득하다”라는 글을 남긴 바 있다.

지난 24일에는 수원시 영통구 망포동의 힐스테이트를 방문, 주민간담회를 개최하고 아파트 부실시공 대책 마련을 약속했다.

그러나 돌연 브리핑을 하루 앞두고 취소하자 대형 건설사의 눈치가 보여 숨고르기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낳고 있다.

이에대해 도 관계자는 “특별한 이유가 있어서 (브리핑)취소를 한 것이 아니라 관계부서와의 조율이 필요해 시간을 둔 것”이라며 “8월초에 휴가가 계획돼 있는 상태기 때문에 그전에 대책을 발표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문완태·김현우기자
▲ 남경필 경기도지사. <사진=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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