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 다리를 잡아 넘어뜨린 뒤 바로 옆굴리기를 시도해 추가점을 따낸다.

태클 후 순식간에 이뤄지는 추가공격은 레슬링 자유형 유망주 조현수(경기체고·2년)의 주특기. 하루 2천 번 태클 훈련을 반복하며 기술을 다듬었다. 보완해야할 부분이 많지만 또래들 사이에서는 최강자로 꼽힌다.

지난 23일(한국시간) 끝난 2017 아시아 카뎃레슬링선수권에서도 조현수는 연결 기술을 무기로 상대를 잇따라 제압했다. 조현수는 자유형 50kg급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며 국제대회 첫 우승의 기쁨을 누렸다. 매년 개최되는 이 대회에서 한국 선수가 우승한 건 2007년 김관욱(자유형 85kg) 이후 10년 만이다. 지난해에는 8강에서 떨어져 아쉬움을 삼켰다.

조현수는 “어느 한명 쉬운 상대가 없었다”면서 “힘이 좋고 경기 스타일이 다른 선수들을 이긴 경험은 앞으로 운동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했다.

레슬링은 용인 토월초 6학년 때 시작했다. 레슬링 국가대표를 지낸 아버지 조영진 씨의 영향이 컸다. 2살 많은 형 조민수(한체대)도 어릴 때부터 두각을 나타낸 기대주다. 조현수는 “요즘은 떨어져 지내는 시간이 많지만, 가족들이 모이면 레슬링 이야기를 자주 한다”며 “형과 아버지는 운동 선배이자 훌륭한 멘토”라고 말했다.

하지만, 머지않아 형과 물러설 수없는 한판승부를 벌일지도 모른다. 조민수도 자유형 경량급에서 활약하고 있어 몇 년 뒤에는 두형제의 대결이 불가피하다.

조현수는 “지금도 주변에서 우스갯소리로 ‘형을 이길 수 있겠냐’는 얘기를 많이 한다”며 “만약 형과 겨루게 된다면 꼭 이겨보고 싶다”고 웃었다.

조현수는 태국 방콕에서 카뎃선수권을 마치고 귀국한 지 이틀 만인 27일 주니어 국가대표팀 전지훈련에 참여하기 위해 강원 평창으로 떠났다. 강행군에 힘이 들 법도 하지만 “레슬링만큼 짜릿한 운동은 없다”고 말하는 낙천주의자다.

올해 처음으로 대표팀 상비군에 포함된 조현수는 “강도 높은 체력훈련이 기다리고 있지만 지금까지 해온 것처럼 하면 잘 이겨낼 수 있을 것”이라며 의지를 다졌다.

조현수의 올해 목표는 제98회 전국체전에서 2연패를 달성하는 것.

나아가 1992년 바로셀로나올림픽 이후 명맥이 끊긴 올림픽 자유형 금메달에 꼭 도전하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박재규 경기체고 코치는 “내년부터는 연령대가 높은 주니어대회에 출전하게 되는데, 이번 대회를 통해 충분히 가능성을 보여줬다”면서 “체력과 힘을 키우고 지금 구사하는 기술을 정교하게 다듬어 경쟁력을 갖추면 큰 무대에서도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환순기자/janghs@joongboo.com

저작권자 © 중부일보 - 경기·인천의 든든한 친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