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시, 산폐물처리장 추진에 화옹 주밀들 "군항이 났다…사실상 버려진 땅" 반발·허탈

▲ <사진=중부일보DB>
수원 군공항 이전 예비후보지로 선정된 화성시 화옹지구 주민들 사이에서 군공항 이전 반대 여론이 뒷전으로 밀려나 있는 모양새다.

해당 지구 내 산업용 폐기물 처리장과 공장 폐수 처리시설 등 혐오시설 건립이 추진되면서 주민들의 반발 여론이 화성시로 몰리고 있어서다.

일부 주민들은 사실상 자포자기 상태로 군공항 이전에도 반대할 이유가 없어졌다는 반응마저 보이고 있다.

27일 오전 10시 수원 군공항 이전 후보지인 화옹지구내 화성시 우정읍 일대.

우정읍 운평리 멱우교차로 주변으로 내걸려져 있던 수원 군공항 이전 반대 내용의 현수막들이 자취를 감췄다.

대신 해당 자리에는 ‘산업폐기물처리장 오면 운평리는 끝장난다’ ‘우리지역에 폐수처리장이 생기면 우리 지역쌀은 누가 사 먹나’ 등 폐수처리시설 설치를 반대하는 내용의 현수막이 내걸려 있었다.

수원 군공항 이전을 반대하는 현수막들로 가득했던 지난해와는 상반된 분위기다.

화성시 장안면 일대도 분위기가 비슷했다.

해당 지역 역시 군공항 이전 반대 현수막 대신 폐수처리시설과 폐기물 처리장 설치를 반대하는 내용의 현수막으로 가득했다.

한 주민은 “폐기물처리장과 관련된 11개 리중 9개 리가 이미 폐기물 처리장 신설에 찬성한 상황”이라며 “주민들 대부분이 자포자기한 상태”라고 말했다.

화성시 우정읍과 장안면에 일대에 수 십만㎡ 규모의 폐수처리시설과 산업용폐기물 처리장 등 혐오시설 건립이 잇따라 추진되면서 주민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해당 시설 건립이 기정 사실화되는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주민들은 허탈감을 감추지 못한채 자포자기 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 주민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군공항이 들어오면 모두 죽는다는 생각으로 반대했지만 폐기물 처리장들이 들어오게 되면서 군공항 이전 반대는 뒷전이 됐다”며 “폐기물 매립장이 들어서면서 사실상 이 일대는 버려진 땅이라고 봐야 한다. 주민들은 이제 군공항도 당연히 들어오겠거니 하고 있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해당 지역 폐기물처리장 비상대책위원회 일부 관계자의 경우 지난 24일 수원시에 “화옹지구 인근에 폐기물 처리장이 들어올 것 같다. 차라리 군공항이 들어오는게 낫다”라는 이야기까지 전달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수원 군공항 이전 반대 단체인 화성시 환경운동연합측은 “아직까지 폐기물 처리장이 완전히 허가가 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비대위나 주민들이 자포자기 하지 않도록 근시일 내 반대운동을 할 계획”이라며 “이번 문제와 군공항 이전문제는 별개의 사안”이라고 말했다.

백창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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