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미국, 중국 등과의 안보 논의에서 사드라는 국제적인 논란의 한 복판에 환경영향 평가라는 단어가 키워드(Key Word)가 되고 있다.

우선 환경(環境, Environment)이라는 단어의 사전적 의미를 살펴보면 ‘인간이나 동식물 따위의 생존이나 생활에 영향을 미치는 자연적 조건이나 상태’ 또는 ‘사람이 생활하는 데에 영향을 미치는 사회적, 가정적, 주변적 조건이나 상태’를 의미한다. (인용: 다음사전)

안보를 논하면서 환경영향평가가 왜 논란의 중심에 있는지 나는 잘 모른다. 그렇지만 안보만큼이나 환경영향평가의 중요성과 절차를 온 국민에게 각인(刻印) 시켰다는 점에서 환경공학 전공인의 한 사람으로 긍정적으로 본다. 나 자신이 정치, 공학적 셈법은 모르지만 환경영향평가의 중요성을 전 국민들이 깨닫는 계기가 되었으리라 믿는다.

환경(環境, Environment)! 우리 인간과는 불가분의 관계 단어임에 틀림이 없다. 자연환경, 생활환경, 인간 환경, 사회 환경 등 많은 종류의 환경이 있지만 여기서는 자연환경과 생활환경에 대해서 논해보기로 한다.

우리는 지난날 맑고 깨끗한 하늘과 공기를 당연시 하면서 생활해왔다. 지난 봄 중국 발 미세먼지와 국내 자동차 매연, 화력발전과 각종 공장에서 유발한 미세먼지로 큰 곤욕을 치러야했다. 심한 날은 마스크 착용을 안 하고는 외출이 공포 그 자체였다. 나 자신뿐만 아니라 해맑게 놀이터에서 뛰어노는 저 아이들과 무겁게 시내를 걸어가는 임산부들을 보면 더 억장이 무너진다. 내가 걱정이 많은 사람이라 그런 건 아닐 것이리라.

새 정부에서 화력발전 일시 가동중지 조치를 했지만 뭔가 장기적이고 근본대책이 절실히 필요하다. 요즘 다행히 계절의 영향으로 중국에서 불어오는 동남풍이 방향을 바뀌면서 맑은 하늘이 계속되고 있지만 안심할 일이 아니다. 아름다운 금수강산을 눈앞에 두고도 제대로 못 본다면 이보다 더 큰 비극이 없을 것이다. 100톤의 생각보다는 1그램이라도 실천력을 보여야 한다.

어젠 중랑천을 따라 자전거 도로로 한강을 다녀왔다. 이열치열의 마음으로 폭염을 가르며 한강에 도착해 넓게 펼쳐진 한강을 내려다보니 참으로 마음의 여유와 평정을 가질 수 있었다. 요즘 한강이 정말 맑고 깨끗하다는 것을 느낀다. 어쩌다 TV에서 보는 인도나 방글라데시의 강(江) 풍경을 보면 더욱 그렇다. 음용수(飮用水)는 고사하고 발 담그기조차 두렵고 심한 악취로 코를 막는 장면을 보면 살기 좋은 우리 금수강산이라는 말이 저절로 나온다. 우리나라가 엄청난 선진국 같다는 생각에 어깨가 으쓱해진다. 여기의 숨은 공신은 한강과 그 지류에 설치되어있는 중랑, 의정부, 김포, 구리 등의 하수처리장들이다.

맑고 깨끗한 환경은 결코 사치가 아니다. 우리인간이 당연히 누려야 할 권리요 작은 행복의 필수과목이다. 우리나라 사람은 공짜를 좋아하지만 세상에 공짜는 없다는 것이 진리이다. 지도자부터 미생까지 환경에 대한 폭넓은 이해와 지속적 관심을 가져야 한다. 또한 필요한 투자는 과감히 해야 한다. 사고를 바꾸어 환경시설에 대한 투자는 일반적인 시설공사가 아니라 복지와 환경차원이라고 필자는 감히 주장한다.

지금 전국에는 하수처리장(맑은 물 재생센터), 바이오매스 에너지시설, 폐기물전처리 및 자연순환시설, 쓰레기 수송관로, 리싸이클링 시설 등이 설치되고 있다. 아직 국내기술축척이 안되어 많은 시행착오와 수업료를 내고 있지만 이는 폐기물재생, 재활용목적과 매일 산더미같이 쌓여가는 국내쓰레기를 처리하고 환경을 지키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 할 수 있다.

환경! 노력한 만큼 우리는 얻을 수 있다. 우리는 과거 30~40년 전 만해도 환경공학이라는 학문조차 없었지만 이제는 대기, 수질 등 분야도 세분화되고 심도 있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음은 상당히 고무적인 현상이다. 환경문제의 심각성을 무겁게 느끼고 우리후손에게 꼭 청정(淸淨) 환경을 물려 주어야 한다. 미세먼지도 중국 탓만 할 게 아니라 국제적인 공조와 국내 차원의 대책과 조치도 필요하다. 최근 몇 년 사이에 환경시설 발주가 공공기관과 지자체에서 계속 줄어들고 있음에 우려가 되는 건 필자 혼자만의 생각은 아닐 것이다.

우리나라 국민처럼 물을 물 쓰듯이 쓰는 국민이 드물다고 한다. 전국 강, 호수가 바짝바짝 말라가고 있어도 요즘 사우나에 가보면 나와 상관없다는 듯 물을 펑펑 틀어대고 있다. 성인인데 야단을 칠 수도 없고 환경인의 한 사람으로서 비통할 따름이다. 우리나라는 UN이 지정한 물 부족 국가임을 아는지 모르겠다. 모두 정신 차려야 한다.

사드 논란 때문에 환경영향평가가 집중 조명되었고 이번 일을 계기로 필자는 환경문제에 대해 다시 짚어보고 숙고하게 되었다. 이럴 때 ‘불행 중 다행’이라는 생각이 드는데 내 자신의 얄팍한 생각인지 나도 모르겠다. 대형사업장에는 환경영향평가를 필히 거쳐야 한다는 것을 국민들이 인지했다는 자체가 큰 소득이 아니겠는가. 암튼 필자의 결론은 < 환경은 필수과목이다! >

정연훈 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북부지원 대기환경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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