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다수 축제는 광역이든 기초든 지자체가 주관이 되어 관(官) 주도로 행사를 준비하고 치르는 경향이 많다. 이렇다보니 기본계획 수립에서 프로그램 편성, 진행에 이르기까지 관(官) 주도이고 실무선에선 축제성공의 여부를 사고 없이 의전, 관람객의 다수에 따라 판가름해왔다.

지난주 일본의 3대 축제 중의 하나인 1천100년의 역사를 가진 도쿄 기온마츠리 거리행렬 현장을 수원화성문화제 추진위원회 위원과 함께 다녀왔다. 이 축제는 신사(神社)중심의 토속적 민속축제로 매년 7월이 축제의 달로 일자별 다양한 행사를 펼치고 있으며 가장 하이라이트인 기온마츠리 거리행렬은 7월 17일 오전에 있었다. 순행구간 주변 도로변에는 인파로 가득 채워져 축제의 열기를 짐작할 수 있었다.

본 행렬은 33개 지역단체에서 각기 특성있는 행렬가마(야마보코)로 출발지점이 다른 골목에서 대기하여 순번대로 본 행열에 참가한다. 행렬 시작점에서 끝 지점까지 수많은 인파가 30도가 넘는 땡볕에서도 흐트러짐이나 불만 없이 행렬을 지켜보았다. 특히 행렬대로변 마다 군데군데 설치된 많은 유료좌석엔 약 3시간 동안 남녀노소 한 명도 이석이 없을 정도로 앉아서 손수건으로 땀을 훔치고 손부채로 부채질을 하며 질서정연하게 관람하고 있었다. 참 부러운 광경이었다.

일본의 축제는 대부분이 민주도의 축제로 주관, 기획, 재원마련, 진행에 이르기까지 민 중심이다. 우리나라의 축제와는 사뭇 다르다. 축제일은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정해진 달 정해진 날짜에 이루어지고 있다.

민(民) 주도이다 보니 우리의 축제와 같이 딱딱한 의전에 얽매일 필요도 없고 눈치 볼 필요도 없고 그야말로 민이 하고 싶은 대로 자연스럽게 축제를 기획하고 진행한다.

우리 수원시도 올해 민(民) 주도의 수원화성문화제를 기획 추진하고 있다. 지난 3월 22일 시민중심의 추진위원회가 발족된 이후 현재 6개 분과에 265명이 각기 맡은바 분야에서 활동을 하고 있고 수시 회의와 소통을 통해 프로그램 선정, 홍보, 기부참여 방안 등을 마련하였다. 이번 일본 기온마츠리 현장 방문 목적도 민주도의 축제실행 방식을 배워 적용해 보고자 하는 것이었다.

지금까지 수원화성문화제는 수원시와 수원문화재단이 주관이 되어 관(官) 주도로 추진해왔다. 올해는 수원화성문화제의 특성상 개막연, 정조대왕 능행차 공동재현, 혜경궁홍씨 진찬연, 백동수 무과재현, 폐막연 야조 등 5개 대표 프로그램을 포함한 방화수류정 달빛음악회, 수원화성에서 놀자 등 연계프로그램 등을 제외하고 나머지 14개 프로그램은 추진위원회에서 공모와 제안으로 선정하고 개막연은 기존의 무대중심의 관람형에서 마당중심의 참여형으로 변경했다.

9월 24일 수원화성문화제 하이라이트인 정조대왕 능행차 공동재현은 본 행렬 3시간 전부터 장안문에서 팔달문까지 대로변을 차없는 거리로 조성하여 '조선백성 환희마당'이란 주제로 30여 개의 시민 동아리 팀을 공모해 화려하고 박진감 넘치는 경연의 장을 펼친다.

수원시는 올해 연초 시무식에서 염태영 수원시장이 “시민의 정부 원년의 해”로 선포한바 있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수원의 최대축제인 수원화성문화제도 시민 주도로 변화를 추진하기로 했다.

지금까지 54년 동안 수원의 대표축제로 이어져온 수원화성문화제가 올해 첫 민(民) 주도의 축제로 시도하는 만큼 소기의 성과를 거두고 점차 민주도의 알찬 축제로 뿌리내려 수원화성문화제가 명실공히 세계인이 찾는 글로벌 대표축제로 발전되기를 기대해 본다.

끝으로 시민 주도의 축제로 발전시키기 위해 추진위원회에 참여하여 주신 김훈동 위원장을 비롯한 수원화성문화제 추진위원회 모든 위원들께 감사드린다.

백광학 수원시 관광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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