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생 힐리스 '열풍'… 안전사고 증가

▶ 다시 유행하는 힐리스와 그에 따른 안전사고



요즘 초등학생들 사이에서 발바닥에 바퀴가 달린 신발 ‘힐리스’가 다시금 유행하고 있다. 힐리스는 2003년 가수 세븐이 뮤직비디오에 신고 나온 후 선풍적인 인기를 얻었지만 아이들의 안전사고가 잇따르자 시장에서 사라지게 됐다. 하지만 힐리스는 다시 유행해 장소를 불문하고 볼 수 있게 됐고, 이와 관련한 안전사고 또한 증가하고 있다.

힐리스를 타는 아이들은 아스팔트와 같이 속도에 제한이 있는 울퉁불퉁한 바닥보다는 빠른 속도를 낼 수 있는 실내 주차장이나 대형마트, 백화점 같은 곳을 선호한다. 하지만 실내라는 점이 문제가 되는데, 빠른 속도로 달리는 아이들의 수가 늘어날수록 접촉사고 또한 늘어나게 마련이기 때문이다. 아스팔트와 같은 도로에서는 시속 4~5km까지 가능하지만 매끄러운 바닥에서는 두 배 이상으로 속도가 증가해 이를 감당하지 못하고 상품 진열대나 다른 사람들과 부딪히는 등의 사고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지난 4월 서울시에 사는 8세 이하 남녀 초등학생 300명을 조사한 결과 할리스를 가진 어린이의 69명 중 33명이 안전사고를 경험했다는 결과가 나왔다.



▶ 힐리스가 위험한 이유는 무엇일까?



힐리스를 타는 아동이 위험한 가장 큰 이유는 헬멧이나 관절 보호대를 제대로 갖추지 않은 상태에서 이용하기 때문이다. 보호대를 제대로 착용하지 않은 상태에서 부딪히거나 넘어질 경우 뇌진탕과 팔, 다리 골절 등 여러 위험에 노출된다. 중심을 잃거나 바닥이 미끄러워 넘어질 때는 대부분 땅을 손으로 짚게 되는데 이때 손에 체중이 실리게 되면서 손목 골절로 이어질 수 있다.

자녀가 골절 진단을 받은 후 보호자가 걱정하는 문제 중 하나는 ‘성장판의 손상’이다. 성장판은 뼈의 끝 부분에 위치해있고, 아동의 팔과 다리에 있는 관절은 성인보다 약해 성장판 손상의 위험이 높기 때문이다. 뼈의 성장을 담당하는 성장판이 손상되면 아이가 성장하면서 특정 부위의 뼈 길이가 짧아지거나 관절이 한 쪽으로 휘어질 가능성이 있다.



▶ 자녀가 힐리스를 타다 넘어져 골절이 의심될 경우 어떻게 해야 할까?



외부 충격을 받은 후 아이의 부상 부위가 붓거나 통증 부위를 가볍게 누르기만 해도 심한 통증을 호소할 때, 혹은 통증이 심해 해당 부위를 움직이려 하지 않을 때는 골절을 의심할 수 있다. 아동의 골절은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성장판 손상과 같이 심한 후유증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초기에 제대로 대처해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아동의 골절이 의심될 경우 가장 먼저 손상 부위가 움직이지 않도록 고정시켜 2차 손상을 막는 것이 중요하다. 다친 부위를 심장보다 높게 올린 상태에서 나무판자나 여러 겹 접은 신문지, 종이상자 등으로 골절부위를 고정해 움직이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다음으로 냉찜질 해야 한다. 골절은 대부분 부어오르고 발열 증상이 나타난다. 이때 냉찜질은 혈관을 수축시켜 뼈 주변 발생할 수 있는 출혈을 감소시켜주는 것은 물론 통증을 덜 느끼게 해주는 진통효과가 있다.

특히 상처부위에 피가 나는 개방형 골절의 경우는 외부 감염의 가능성이 높은 응급상황이다. 상처부위 지혈 시 소독 솜이 아닌 깨끗한 거즈나 천을 이용해 지혈해야 한다.



자녀가 힐리스를 신고 다닐 때에는 부상을 최소화 할 수 있는 헬멧과 팔꿈치, 무릎 등 보호대를 착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사람이 많은 실내에서는 바퀴를 굴리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인지시켜주고 공원과 같이 사람이 많은 곳에서 힐리스를 신고 달릴 때에는 너무 빠른 속도로 달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황호영기자

도움말 : 원정훈 이춘택병원 정형11과 로봇인공관절 및 골절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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