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가 끝나는가 하였더니 아직 힘이 남아 있는 것 같다. 매년 반복되는 봄 가뭄 피해, 이어지는 장마와 국지성 폭우 피해, 태풍의 공격 등이 늘 농민들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어 안타깝다. 뜻하지 않은 수해는 주민들의 마음에 큰 상처는 주었고 “평생에 처음 만나는 물 나리였던 것 같다.”고 인터뷰하는 어르신의 말처럼 하늘도 무심 하리만큼 평화롭기만 한 농촌 마을과 농민들 삶의 터전을 앗아가고 말았던 것이다.

좀 야속하기는 하지만 우리가 자연현상을 막을 수는 없는 것이고 달리 생각하면 그 비와 바람은 언제나 우리 먹 거리를 풍성하게 자라게도 해주는 고마운 비바람이기도

하다. 그러니 막을 수 없는 재해는 어쩔 수 없다하여도 당한 피해는 우리가 힘을 합해 극복 해 내면 되는 것이라는 교훈을 얻을 수 있는 것 같다.

수해복구지원은 무엇보다도 적절한 타이밍과 빠른 속도, 즉각적인 현장 활동이 중요 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우리는 충북 청주, 괴산 등 현장에 빨리 달려 갔다. 현장에는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많은 물이 덮쳤고 이로 인해 나무뿌리와 온갖 쓰레기들이 진흙과 뒤범벅되어 있었다. 그래도 우리는 땀을 흘리며 마을주민들의 아픔을 조금이나마 덜어 드리고자 작은 힘을 보태었다. 그리 무덥고 힘들어도 아무도 불평이나 불만을 토로하는 참여자들이 없고 모두 서로 서로 격려해 주는 분위기가 아주 좋았다. 우리 뿐 만 아니라 옆에서 활동하던 다른 지역, 다른 단체에서 오신 분들도 마찬가지 였다. 우리는 7. 19~8. 2까지 매일 2~4시군 씩 2주간 현장을 찾아가 수해복구지원 활동을 펼치었다. 아무에게도 복구 지원 활동을 강요하거나 독려하지 않았는데도 참여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 주요한 수해복구지원 활동은 제2차 감염을 우려하여 방역차와 방역기를 동원한 방역활동, 인삼밭에 들어가 물에 잠긴 인삼을 캐는 활동, 흙더미 속에서 쓰러진 비닐하우스를 치우는 활동, 토사가 덮친 양어장 을 치우는 일, 펜션·식당·농가 주택...현장에서 요청하는 대로 치워댔지만 끝이 없는 것 같았다. 특히 도배차량과 목공차량은 이전 활동과는 달리 아주 유용했던 것 같다. 물론 급식차량을 가지고 와 땀을 뻘뻘 흘리며 삼계탕을 끓여주며 활동자들을 지원하는 모습은 더 없이 감사했다.

각 지역과 기관·단체에서 손으로 하는 활동은 한계가 있었는데 군인들의 중장비는 아주 유용한 복구지원 활동이었던 것 같다. 무너진 도로를 보수 한다든지 쌓인 쓰레기 더미를 치운다든지 무거운 폐기물들을 치우는데 아주 큰 공을 세우고 있었다.

우리는 수해지역에 조금이라도 폐를 끼치지 않으려고 노력했지만 지역에서 보여주신 성의는 참가자들을 오히려 감동하게 만들어 주었다. 우리가 식사를 준비해 갔는데도 새마을부녀회원들이 손수 지어온 잔치국수, 올갱이국과 수박화채는 더없는 꿀맛이었다. 참여한 각 지역의 기관·단체이웃 자원 봉사자들이 서로 싸 가져온 것을 나누어 주는 모습도 아주 보기 좋았다. 우리 국민들은 늘 어려운 일이 닥치면 힘을 모으는 전통과 저력이 있는 것 같다. 정치인들은 늘 “국민통합, 소통”을 외치는데 현장에 가보니 그 곳이 국민통합의 장이었고 소통의 장이었던 같았다. 서로를 위로하고 힘을 합하고 함께 나누는 모습들이 진정한 공동체 활동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계기를 통해 우리 국민 모두가 무너진 공동체를 회복시키는 일에 힘을 모았으면 좋겠다. 사회공동체, 문화 공동체, 경제공동체, 환경공동체를 다시 세워 나가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올 장마가 끝나간다. 하지만 아직 태풍 몇 개가 또 올라온다니 주민들이 대비를 잘 하여 더 이상 피해당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수해를 당한 주민들께 용기를 잃지 말라고 위로해 드리고 싶고 하루 빨리 이전의 삶을 이어 갔으면 좋겠다.

임낙희 경기도 새마을부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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