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도시가 개발되면서 많은 양돈농가가 사라지고 있는데 남아 있는 양돈농가만이라도 상생하며 발전해 갈 수 있도록 회원들을 위한 협회로 꾸려 나갈 것입니다.”

임종춘(58) (사)대한한돈협회 김포시지부장은 올 1월 제22대 지부장으로 취임한 이래 양돈농가 회원들의 소득 향상을 위해 애쓰고 있다고 2일 밝혔다.

김포 지역 농민들이 키우는 돼지의 수는 4만1천여 마리, 양돈농가는 30여 곳 뿐이다. 그 중 전업농가는 20여곳에 불과하다. 신도시가 개발되면서 많은 양돈농가가 사라졌고 지금은 하성·월곶·대곶·통진 등 북부 읍면에서도 민가와 멀찍이 떨어진 한적한 곳에서만 돼지농장을 볼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임 지부장은 통진읍 고정리에서 태연농장을 일구며 돼지를 키우는 데 젊음을 바친 한돈인으로서 누구보다 농가의 애로를 잘 아는 만큼 김포 양돈농가의 대변자 역할에 충실하고 있다.

임 지부장은 “농식품부의 가축사육 제한거리 관련법에 의거, 김포시에서도 조례제정을 추진하고 있다”며 “정부가 제시한 돼지사육 제한 거리는 500m이나 김포시 담당부서는 1천m로 하는 조례제정을 추진 중인데 양돈 축사를 민가와 1천m 이상 떨어지도록 하면 양돈은 사실상 설 자리가 없어진다”며 안타까운 마음을 토로했다.

그는 “김포 양돈농가의 경우 전문 축산기술을 습득한 2세들이 전면에 나서기 시작하고 있으며 이들 양돈 2세들이 현대화된 축사를 만들고 있다”며 “하지만 조례가 제정되면 사실상 새 축사를 지을 곳이 없어지게 돼 양돈 2세들이 꿈을 펼칠 공간을 빼앗기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에 임 지부장은 김포시 관련부서 및 시의원들과 협의를 계속하며 조례제정을 내년 이후로 미루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임 지부장은 “농사보다는 돈이 되겠지 하는 마음에 양돈업을 시작해 숱한 실패를 거울삼아 이만큼 키웠지만 2세들은 다르다”며 “돼지를 키워서 파는 데 그쳤던 이전 세대와 달리 2세들은 어떻게 하면 더 좋은 육질의 돼지를 키울 수 있는지를 고민한다”고 말했다.

이어 “2세들은 어떻게 하면 축사환경을 냄새가 없는 자연친화적인 공간으로 만들 수 있는지 끊임없이 연구하고 행동하고 있다”며 “협회는 이들 2세들이 잘 성장해 나가 양돈업을 발전시킬 수 있도록 자리를 만들어주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한다.

임 지부장은 “까다로운 환경법 규정 때문에 일부 양돈농가들 가운데 가건물을 지어 만든 무허가 축사를 사용하고 있는 경우도 있다”며 “회원들이 관련 비용을 지불하면 협회에서 토목·건축·환경업자를 선정해 축사 건설부터 허가까지 원스톱으로 대행해 주는 서비스를 제공하려고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출하법인 설립도 임기 내 추진할 계획”이라며 “친환경으로 양돈업을 하는 회원들 중 원하는 사람들 위주로 G마크 인증을 받고 공동출하를 통해 소득증대와 판로 확보에 주력할 방침”이라고 향후 사업 계획을 밝혔다.

소비자들의 입맛이 점점 까다로워지고 안전한 먹거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양돈업의 살 길을 임 지부장은 친환경에서 찾고 있다.

조충민기자/ccm0808@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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