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지역 한 마을에서 마을 지원금을 놓고 이장을 포함한 마을 임원진과 주민간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일부 주민측에서 이장이 지원금을 남용했다며 집회를 열고 시에 민원을 제기하자 이장은 해당 주민을 경찰에 명예훼손으로 고소했고, 고소를 당한 주민 역시 이장을 고발하는 등 주민간 감정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6일 광주시와 초월읍 지월3리 주민 등에 따르면 지월3리는 수변구역에 속해 규제에 따른 개발에 제약을 받으면서 시로부터 지원금을, 한전으로부터는 송주법(송·변전 설비 주변지역의 보상 및 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라 송주법 지원금을 지원 받고 있다.

이 지원금들은 이장과 원주민 등 24명으로 구성된 새마을지회 대동회(대동회)에서 마을 통장으로 입금 받아 운용되고 있다.

그러나 마을 일부 주민측은 이장과 대동회에 속한 마을 임원진들이 다른 주민들에게 사업 동의도 받지 않고 지원금을 사용하고 있으며, 사용되는 지원금도 투명치 못하게 엉뚱한 곳에 남용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주민 A씨는 “송주법 지원금으로 4천여만 원을 들여 배드민턴 시설과 함께 운동 시설을 설치했는데 이 체육시설은 마을 외딴 곳에 위치해 사실상 무용지물”이라며 “마을 회관을 수리비용 2천여만 원도 너무 과하게 지출된 것 같아 세부 내역을 공개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묵살당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마을회관에 수변구역 주민지원사업비로 지원받은 에어컨과 TV, 농기계 등이 없어져 읍에 민원을 제기했는데 조사 결과, 이 물품들 중 일부는 대동회에 속한 일부 임원들의 집에서 나왔고 또 다른 물품은 다른 지역에 팔린 것도 있었다”면서 “주민들을 위한 물품을 대동회 임원진들이 자기 것인 마냥 갖다 쓰고 또 파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마을이장 B씨는“배드민턴 시설의 경우 부지가 제한적이다 보니 현재 위치에 설치됐지만 실제 마을과 먼 거리가 아니다”라며 “마을회관 수리비용 세부 내역 공개 요청은 듣지도 못했고, 마을회관 물품 역시 마을통장으로 비용을 지불하고 가져간 것으로 현재 원상복구가 된 것이기 때문에 아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또, B 이장은 “마을 통장은 투명하게 운영되고 있고 이미 공개했다”며 “현재 일부 주민들의 주장은 모두 억측”이라고 주장했다.

이런 상황에서 마을 임원진과 일부 주민들은 서로 고소와 고발로 날선 대응을 하고 있어 마을 지원금을 둘러싼 주민들간 다툼은 법정으로까지 비화됐다.

이와 관련, 읍 관계자는 “일부 주민들이 지난 6월 새로운 이장을 뽑아 임명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어 현재 마을에 이장이 2명인 상황”이라며 “읍도 수사결과를 기다리면서 연말까지 문제가 해결이 안될시 지월3리를 분리할 계획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지백·김동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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