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시흥캠퍼스 조성사업에 반대하는 학생들이 대학본부와 대립하는 가운데 학생들 사이에 내분까지 일어 논란이 커지고 있다.

6일 서울대 대학본부와 학생들에 따르면 ‘서울대 시흥캠퍼스 관련 문제 해결과 신뢰회복을 위한 협의회’(이하 협의회)에 참여하는 학부생 대표 3명 가운데 한 명인 자연대 학생회장 도모 씨가 지난달 30일 위원직을 사퇴했다.

이에 총학생회는 도 회장이 ‘개인 사정’으로 위원직에서 물러나 위원 교체를 희망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대학본부에 보냈다.

그러나 이튿날 열린 협의회 제4차 회의에서 대학본부 측은 ‘위원 교체는 전체 위원들의 합의가 필요한 사안’이라며 학생들의 요구를 거부했다. 이날 회의는 학생위원 3명 가운데 2명만 참석한 채 진행됐다.

이 과정에서 도 회장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대자보를 올려 총학생회 운영위원회를 비판했다.

대자보에 따르면 도 회장은 지난달 30일 열린 총학생회 운영위원회에 ‘시흥캠퍼스 실시협약 철회는 사실상 어렵고, 현실적인 요구안을 마련해 협의회에 제출하자’는 안건을 제출했다.

하지만 이 안건은 ‘학생들의 기존 요구를 받아주지 않을 경우 투쟁을 이어가자’는 안건에 6대 5로 밀려 부결됐다.

자신의 안건이 부결되자 도 회장은 협의회 위원직 사퇴 의사를 밝혔다.

이를 두고 ‘학생사회의 내부 분열’로 비칠 우려가 있다는 목소리가 총학생회 운영위원회에서 나왔다. 총학생회는 이런 판단에 따라 교체 사유를 ‘개인 사정’으로 명시한 공문을 대학본부에 발송했다.

이에 대해 도 회장은 대자보에서 “투쟁 방향에 이견이 있는 학우들의 존재를 무시하는 것”이라며 총학생회 운영위원회의 공개 사과를 요구했다.

또다른 학생회 간부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도 회장이 제출한 안건을 두고 “‘실시협약 철회’라는 총학생회 운영위원회 기조를 후퇴시켰다”고 비판하고 나서는 등 학생 내부 갈등이 확산할 조짐이다.

협의회는 오는 7일과 10일 두 차례 회의를 연 뒤 활동을 종료할 예정이다. 학생과 대학본부는 앞서 네 차례 회의를 열었으나 시흥캠퍼스 조성사업의 필요성과 부동산 투기 의혹 등을 두고 입장차만을 확인하는 데 그쳤다.

활동 종료가 불과 나흘 앞으로 다가왔으나 접점이 찾아지지 않자 협의회가 아무성과 없이 결국 ‘빈손’으로 끝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연합뉴스
▲ 사진=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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