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의 품격, 국가의 품격/이충호/벗나래/304페이지

‘플루타코스 영웅전에서 민주주의를 읽다!’라는 부제처럼 이 책은 ‘플루타르코스 영웅전’을 접한 저자가 스스로에게 시민과 지도자의 자격을 묻는 데서 시작됐다.

지난 2016년 희대의 국정농단사건으로 대한민국의 시민들은 지난 시기 한 땀 한 땀 힘겹게 쌓아올렸던 민주화의 성과들이 한꺼번에 무너지는 것을 뼈아프게 목도하고, 이를 바로 세우기 위해 거리에서 치열하게 투쟁해야 했다. 그 과정에서 다양한 요구와 목소리들이 쏟아져 나오고, 광장이라는 뜨거운 용광로에서 녹아 결합하면서 시민 민주주의가 얼마나 강력하고 위대한지 그 힘을 실감할 수 있었다. 저자는 그러한 일련의 사건들이 진행되는 과정 속에서 느낀 시민과 국가에 대한 근본적 고찰과 나아갈 이정표에 대한 메세지를 플루타르코스 영웅전을 통해 책에 담아냈다.

책은 ‘리더답게’, ‘시민답게’, ‘국가답게’라는 3부로 구성돼 있다. ‘~답게’라는 말에는 각각의 주체들인 리더, 시민, 국가가 궁극적으로 어떠한 모습을 가져야 하는지 그 자격의 당위성을 포함하고 있다. 책은 그것을 확인하고 스스로를 반면교사한다. 특히 현 시대와 플루타르코스 영웅을 서로 비교해 대조시켜 놓았다는 점에서 우리 의식의 거울이자 시대정신을 담아냈다고 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이 책에는 고전에 대한 풍부한 해석, 현실에 대한 냉철한 분석, 미래를 향한 외침 등이 골고루 담겨 있다.

저자는 “플루타코스 영웅전은 단순히 영웅들의 흥망성쇠를 기록한 사료를 넘어 그리스와 로마의 비슷한 유형의 두 인물을 짝지어 비교하는 형태를 취하고 있다. 바로 여기에 플루타코스의 의도가 들어 있다. 그는 단지 그들이 누구인지를 알려주고자 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그들에게서 배울 것이 무엇인지를 남기고자 했다. 나 역시 인물의 생애가 아니라 인상적인 사건이나 평가가 따르는 장면에 초점을 맞추고 그 오래된 거울로 오늘의 우리를 비춰보았다.”고 말한다.

이 책은 플루타르코스 영웅전을 통해 지도자에게는 헌신을 요구하고, 시민에게는 고결한 태도를 갖출 것을 요구하며, 영웅으로 불린 사람들과 시민들의 품위와 지혜를 이야기한다.

김수언기자/soounchu@joongboo.com
저작권자 © 중부일보 - 경기·인천의 든든한 친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