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민 납득때까지 무기한 현장 출근하겠다"
7일 화성시는 동탄2신도시 에듀밸리(A23블록) 사랑으로 부영아파트 관리사무소 앞에 천막을 치고 ‘화성시 현장시장실’ 운영에 돌입했다.
채인석 시장은 “부영아파트의 하자보수가 입주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수준으로 마무리될 때까지 무기한 현장시장실로 출근하겠다”고 선언했다.
통상 아파트의 3배에 달하는 8만여 건의 하자보수신청과 채인석 화성시장이 5차례, 남경필 경기지사가 4차례나 현장을 방문했음에도 불구하고 미온적 대처를 보인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부영건설을 향한 일종의 실력행사에 나선 셈이다.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5월까지 3차례에 걸쳐 진행된 경기도의 공동주택 품질검수 결과 문제의 부영아파트는 총 243건의 하자가 발견됐다.
부문별로 살펴보면 조경·부대시설·기타 하자가 83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건축물 공용부문 하자 67건, 주차장 하자 59건, 세대 내부 하자 34건 순이었다.
주요 하자로는 겨울철 에어컨 실외기 동파 방지를 위한 칸막이 미설치, 아파트 지하실 누수, 지하 엘레베이터홀 결로 발생, 보도블럭 침하 및 스크레치, 주차장 천장·벽·배관 주변 누수, 아파트 외벽 누수 흔적 등이 지적됐다.
이같은 부문별 하자로 인해 지난 3월 입주 후부터 8월 6일까지 부영건설에 접수된 민원만 8만1천999건인 것으로 나타났다.
통상 아파트들의 입주 후 하자보수 민원 건수인 2∼3만 건의 3배에 이르는 수준이다.
상황이 이렇자 부영건설에 대한 입주민들이 집단민원이 시작됐고, 채인석 시장과 남경필 지사가 수 차례에 걸쳐 방문하고 공동 기자회견까지 열었음에도 별다른 대책이 나오지 않자 특단의 조치로 현장시장실을 열게 된 것이다.
실제 채인석 시장은 이날 입주민과의 간담회에서 “남경필 지사와 기자회견을 가진 후에도 부영은 (하자보수에 대한)재고의 제안을 내놓지 않았다”면서 “관행상 입주 초기 하자 문제로 시끄러우면 알아서 잘 하겠거니 믿었는데, 이런 회사는 처음 봤다”며 부영건설에 대한 강한 불신을 드러냈다.
현장에서 열린 화성시 국장단 회의에서는 “단순한 하자보수 해결만이 아닌 두 번 다시 화성시 그리고 한국 건설시장에서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모든 공정 과정을 들여다보라”며 “24개월이라는 짧은 공사기간을 맞추기 위해 겨울철에 콘크리트 타설했는 지 등 모든 공정의 합법여부를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문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화성시는 문제가 된 동탄2신도시 부영아파트를 비롯해 지역 내에서 공사가 진행 중인 15개 부영건설 사업장에 대한 부실공사 여부를 조사해, 문제가 드러날 시 영업정지 등 행정처분을 할 계획이다.
채 시장은 “부영이 다른 도시에서처럼 (화성시를)편하게 생각한 게 아닌가 싶다”며 “공정 전 과정을 뒤져 권한 내에서 행사할 수 있는 최고 수준의 제재를 가할 것”이라고 엄포했다.
입주민 간담회에서 채 시장을 만난 윤광호 부영아파트 입주자대표회장은 “짧은 공사기간 동안에도 현장소장이 7∼8회 교체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하자처리도 부영이라는 회사 명예에 걸맞게 해줄 것으로 기대했는데 형식적인 태도로 일관해 8월까지 왔다. 부영건설에 대한 믿음이 전혀 없다”며 울분을 토로했다.
다음은 채인석 화성시장과의 일문일답.
―그 많은 하자민원에도 사용승인을 내준 이유는 무엇인가.
“2월 말께 입주가 시급하다는 문자를 수백통 받은 적이 있다. 인근에 위치한 초·중학교 입학시기에 맞춰 입주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해달라는 내용이었다. 그때 제가 판단을 잘못했다. 내 잘못이다. 그리고 대기업인 부영건설이 잘할거라 믿었는데, 오죽하면 (부영 관계자들이)시장보다 더 높다는 말이 나온다. 이렇게까지 많은 욕을 먹은 (아파트)현장은 처음이다.”
―현장시장실을 열게 된 까닭은.
“근본적으로 문제 해결이 안 돼서다. 경기도지사가 네 번 방문하고, 저도 아파트 현장에는 처음으로 다섯 번이나 들렸는데 근본적 문제 해결이 안 됐다. 외부 일정을 제외하고는 이곳에서 상주하면서 관계 공무원 그리고 건축사들과 함께 공기 전 과정을 들여다볼 생각이다.”
―현재까지 모습으로는 부영건설이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솔직히 시장이 나왔는데도 부영이 지금까지처럼 똑같이 대응할까 두렵기도 했다. (부영건설은)시장이 와 있으니 적당히 체면치레로 넘어갈 생각은 접어야 한다. 이번 계기로 화성 전역에서 진행되는 부영건설의 현장에 대해 대충 준공검사를 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신창균·황영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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