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은 이 같은 상황에 대해 본보 취재가 진행되자, 뒤늦게 가족들에게 사인을 알려주는 등 원칙 없는 유족 대응으로 빈축만 사고 있다.
6일 해당 유족에 따르면 지난 4일 담당 형사로부터 부검 결과가 나왔으니 경찰서로 방문하라는 연락을 받고 단원 경찰서로 향했다.
이 자리에서 담당 형사는 유족들에게 “지금 사건이 이것만 있는 것도 아니니 정보공개 청구를 통해 부검결과를 받으면 된다. 그 이후에 이야기 하자”며 유족들을 돌려 보냈다.
이에 유족들은 정보공개를 청구는 하겠지만 아이가 죽은 원인만이라도 알려줄 것을 요구했다.
영아가 사망한 뒤, 아이의 명확한 사인을 알기 위해 부검까지 감수해야 했던 유족들 입장에서 당연한 요구이기도 했다.
하지만 담당 형사는 냉정했다.
구두로 사인을 알려줄 수 없으니 정보공개를 청구하라는 말만 되풀이할 뿐이었다.
결국 유족들은 두달여 가까이 기다리고도 눈 앞에서 아이의 사인을 확인하지 못한채 집으로 발길을 돌려야 했다.
이를 두고 ‘인권 경찰’을 표방하는 경찰이 유족들의 상황을 헤아리지 못한 처사가 아니냐는 비난의 목소리가 높다.
일선 한 경찰관은 “부검 결과를 왜 유족들에게 알려주지 않는 것인지 이해가 안 된다”며 “법률적으로 의무는 없지만 도의적으로 관례상 사인을 고지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유족 측은 “담당 형사가 사인을 알려주지 않다가 뒤늦게 담당 팀장이 사인을 말해줬다”며 “상황이 이런데도 담당 경찰서에서는 우리가 언제 그랬냐는 식이다. 아이의 죽음으로 힘든 유족을 구렁텅이로 밀어 넣는 것”이라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단원경찰서 관계자는 “유족들이 사본을 요구해 정보공개를 청구하라고 한 것이다. 사인을 알려주지 않을 이유가 무엇이냐”며 “유족들이 말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와전 된 것이다. 추후 팀장과 담당 형사가 사인을 전달한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김형아기자
관련기사
- 안산 K대학병원 영아사망 원인 패혈증 아니다…거짓 주장 판명 안산 K대학병원이 영아사망사건(중부일보 2017년 6월 5일자 23면 보도 등)에 대해 줄곧 폐혈증에 의한 사망을 주장해왔지만, 혈액검사 결과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유족들이 제기하고 있는 의료사고 의혹에 힘이 실리면서, 명확한 진상규명이 요구되고 있다. 4일 안산 K대학 병원 등에 따르면 지난 달 1일 생후 71일 된 이군은 미열로 안산 K대학병원을 방문해 다음 날 2일 사망선고를 받았다. 당시 이군은 의사의 독단적인 정맥주사 행위 이후 쇼크에 빠졌으며, 그 뒤에 시행된 기도삽관술에도 연달아 실패하면서...
- '영아 쇼크사' 안산 K대학병원, 의무기록 허위작성 의혹 안산의 한 대학병원에서 생후 71일 된 영아가 의료 과실로 숨졌다는 주장(중부일보 2017년 6월 5일자 23면 보도)이 제기 된 가운데 병원 측이 의무기록을 허위로 작성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12일 안산 K대학 병원에 따르면 지난 2일 치료 도중 숨진 A군의 의무기록에는 의료진이 청색증을 보인 A군에게 기도삽관을 시도해 한 번에 성공했다고 기록돼있다. 사고 당일 오후 5시50분께 A군의 산소포화도(혈액 속 산소 농도)가 30으로 떨어지며 청색증을 보이자 K병원 의료진이 51분께 기도삽관을 시도해 성공했다는 것이다. 기도삽관...
- 100일도 안된 갓난쟁이 안산 K대학병원서 쇼크사...유족 "의료과실" 안산의 한 대학병원이 생후 71일 된 영아를 상대로 과잉진료에 나서 사망에 이르게 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4일 안산 K대학병원 등에 따르면 지난 1일 생후 71일 된 A군이 안산 단원구의 한 대학병원 응급실에서 치료를 받던 중 지난 2일 오전 0시 40분께 숨졌다. A군의 부모는 이날 아이한테 미열이 발생해 집 근처 소아과를 방문했다가 “아이의 상태는 좋은 편이지만 100일 미만의 아이가 열이 난다면 면밀한 진료가 필요하니 대학 병원을 가보는 것이 좋겠다”는 의사의 말을 듣고 이 대학 병원을 찾았다. A군은 ...
- 안산 K대학병원 영아사망 원인 '항생제 쇼크' 유력 안산의 한 대학병원에서 생후 71일 된 영아가 의료 과실로 숨졌다는 주장(중부일보 2017년 6월 5일자 23면 보도 등)이 제기 된 가운데 부검 결과 항생제에 의한 ‘아나필락스성 쇼크’가 유력한 사인으로 분석됐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의료과실 뿐만 아니라 의료사고의 가능성마저 제기하고 있다. 13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복수의 의료진 등에 따르면 숨진 이군의 부검 결과 트립타제 농도가 103.5ug/L(리터퍼마이크로그램)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한 소아의 경우 트립타제는 11.6ug/L이다. 이는 아나필락시스성 쇼크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