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회사는 처음”이라고 채인석 화성시장이 말했다. 동탄2신도시, 최근 부실시공 논란으로 이슈가 되고 있는 부영아파트를 두고 하는 말이다. 채 시장은 결국 동탄2신도시의 현장시장실로 직접 출근해 부실시공과 관련한 국장단 회의를 갖았다는 소식이다. 이어서 입주민 대표단을 만나 의견을 나누고 있는 사진도 본보에 실렸다. 지방정부 시장이 이렇게 관내에 건설중인 아파트의 부실에 칼을 빼든 경우도 드물다. 알려졌다시피 이렇게 채 시장이 동탄2신도시 에듀밸리(A23블록) 사랑으로 부영아파트 관리사무소 앞에 천막을 치고 ‘화성시 현장시장실’ 운영에 돌입한 것에는 통하지 않는 행정의 입김도 한 몫하고 있다. 오죽하면 채 시장의 말처럼 부영아파트의 하자보수가 입주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수준으로 마무리될 때까지 무기한 현장시장실로 출근하겠다고 선언할 정도인가.

우리는 얼마 전에도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이러한 부영사태에 경고장을 날린 것에 우려를 보낸 적이 있다. 통상 아파트의 3배에 달하는 8만여 건의 하자보수신청과 채인석 화성시장이 5차례, 남경필 경기지사가 4차례나 현장을 방문했음에도 불구하고 미온적 대처를 보인 부영건설이다. 지방정부의 수장들이 열 받기 충분한 이유들이 산적하다. 지방정부의 수장들이 화가난 것은 물론 주민들을 대신해서다. 주민들이 아무리 이의를 제기해도 미온적인 대처와 모르쇠로 일관하는 해당 건설사의 무책임함에 그 원인은 있다.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5월까지 3차례에 걸쳐 진행된 경기도의 공동주택 품질검수 결과 문제의 부영아파트는 총 243건의 하자가 발견됐을 정도라면 할 말도 없다.

이를 부문별로 살펴보면 정말 입이 벌어질 정도다. 조경·부대시설·기타 하자가 83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건축물 공용부문 하자 67건, 주차장 하자 59건, 세대 내부 하자 34건 순이었다. 그 내용의 잘못을 보면 겨울철 에어컨 실외기 동파 방지를 위한 칸막이 미설치, 아파트 지하실 누수, 지하 엘레베이터홀 결로 발생, 보도블럭 침하 및 스크레치, 주차장 천장·벽·배관 주변 누수, 아파트 외벽 누수 흔적 등 헤아릴 수 없을 정도다. 문제는 이 같은 부문별 하자로 인해 지난 3월 입주 후부터 8월 6일까지 부영건설에 접수된 민원만 8만1천999건인 것으로 나타난 일이다. 아마도 이런 숫치는 통상 아파트들의 입주 후 하자보수 민원 건수인 2∼3만 건의 3배에 이르는 수준으로 지금의 사태를 오게 한 충분한 이유가 되고 있다.

채인석 시장은 실제 입주민과의 간담회에서 “남경필 지사와 기자회견을 가진 후에도 부영은 하자보수에 대한 재고의 제안을 내놓지 않았다”면서 “관행상 입주 초기 하자 문제로 시끄러우면 알아서 잘 하겠거니 믿었는데, 이런 회사는 처음 봤다”며 부영건설에 대한 강한 불신을 드러내기까지 했다는 소식이고 보면 그 불신의 정도가 얼만 큼인지 짐작할 수 있다. 두 번 다시 화성시 그리고 한국 건설시장에서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모든 공정 과정을 들여다보라는 지시도 마찬가지다. 솜방망이 행정처분이 문제였다. 그래서 앞으로 있을 영업정지 등 행정처분이 얼마나 효험이 있을지도 주목대상이다. 채 시장의 공언대로 공정 전 과정을 뒤져 권한 내에서 행사할 수 있는 최고 수준의 제재가 답이다. 분명한 일은 어렵게 집을 장만한 입주민에게도 예의가 아닌 부영건설이다. 지켜볼 일이고 주시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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