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천오염 탓에 휴식년제 운영… 이달까지 취사 통제

▲ 양평군 옥천면 옥천리 사나사계곡 일대. 계곡가 식당들의 불법 영업 및 취사 행위가 여전해 하천이 멍들고 있다. 김준석기자
8일 경기도 양평군 옥천면 옥천리에 위치한 사나사계곡 일대.

계곡 진입로 현수막에 ‘사나사계곡 휴식년제 전면 실시’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지만, 계곡가와 펜션 일대는 많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계곡가에서 평상·야영장·방갈로 등으로 영업을 하고 있는 식당, 펜션들이 즐비해 다른 피서지와 다를 바가 없었다.

계곡 초입에 위치한 ‘옥천타운’은 계곡가에 20여 개가 넘는 평상을 펼쳐놓고 피서객을 맞이하고 있었다.

평상 위 텐트나 테이블에서 야영을 즐기는 피서객들은 식당에서 주문한 음식을 먹으며 계곡가에서 취사를 하고 있었다.

흐르는 계곡물 위 의자에서 자신이 챙겨온 캔맥주나 과일을 먹는 모습과 돗자리 주변에 널브러진 과일 껍질도 눈에 띄었다.

인근 ‘사나사펜션’은 계곡가 평상뿐 아니라 목재 방갈로를 비롯한 카라반까지 설치해 영업행위를 하고 있었다.

야영장 아래 흐르는 계곡물 중간중간을 바위둑으로 가로막아 물놀이 공간을 만들어 둔 모습도 보였다.

▲ 양평군 옥천면 옥천리 사나사계곡 일대. 계곡가 식당들의 불법 영업 및 취사 행위가 여전해 하천이 멍들고 있다. 김준석기자
이곳 사나사계곡은 오랜 기간 이어진 쓰레기 무단투기와 불법 영업·취사행위 등으로 계곡이 오염돼, 양평군 옥천면이 3년째 피서철마다 휴식년제를 운영하고 있는 하천이다.

실제 이달 31일까지 사나사계곡 일대의 차량진입 통제, 개인 음식물 반입 금지, 계곡가 취사 행위 등이 금지되고 있었다.

그러나 곳곳에 계곡 휴식년제를 알리는 현수막이 걸려 있음에도 불구하고 식당, 펜션 등의 불법 영업행위와 피서객들의 쓰레기 무단투기가 버젓이 이뤄지고 있었다.

현장에 상주하며 단속을 담당하는 옥천면사무소 ‘산림보호감시원’마저 휴식년제가 무용지물이며 단속에 한계가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한 감시원은 “음식물 반입, 차량진입 등을 단속 중이지만 개인 가방을 뒤질 수도 없고, 안쪽에 있는 사찰 방문 차량도 있어서 사실 단속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휴식년제 효과를 보려면 진입 자체를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옥천면사무소 관계자는 “식당은 영업허가를 받은 뒤 운영하는 거라 어쩔 수 없다”며 “현장 단속 감시원이 상주하고 있으며 식당들이 자체적으로 쓰레기 무단투기를 관리하고 있어 문제 없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식당 관계자들 역시 피서객들이 계곡에 버리는 쓰레기를 통제하기는 어렵다며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었다.

사나사펜션 관계자는 “사실 계곡가에서 쓰레기를 버려도 우린 알 수 없고 관리하는 것도 힘들다”면서 “지난 주말에도 계곡에 수박 껍질을 잔뜩 버려서 치우는데 애를 먹었다”고 말했다.

김준석기자/joon@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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