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말 8초’ 7월말과 8월초를 의미하는 이 말은 전 국민적인 휴가기간을 의미한다.

이 시기 도시의 거리에는 자동차, 사람 모두 감소하며 한적한 모습을 보인다.

한적한 도시에 위험한 재해가 우려되고 있다면 많은 이들은 갸우뚱 할 것이다.

‘7말 8초’ 기간에는 각종 제품을 생산, 보관하는 제조업 등에서 셧다운에 들어간다.

말 그대로 생산 공간을 멈추고, 점검, 공사, 도색 등 작업을 펼치는 것이다.

인천의 경우 남동국가산업단지 뿐만 아니라, 송도테크노파크 일대, 주안국가산업단지 등에 위치한 공장들이 셧다운 기간을 가졌다.

이 시기 공장들은 사무직, 생산직 직원들에게 휴가를 부여하고, 시설물들을 관리하는 공무팀, 생산 장비를 관리하는 엔지니어링팀 등은 회사에 잔류해 셧다운 업무를 실시한다.

대부분 공장들은 측정 장비들을 점검하고 보정하는 검교정, 도색 등 환경관리, 건물 내 위치한 수처리, 공기조화기 공사를 위해 작업 전문 업체들에 용역을 의뢰한다.

공장 규모에 따라 한 공장의 셧다운 작업에 적게는 3-4개, 많게는 30개 가까운 작업 전문 업체들이 부대끼며 1-2주간 작업을 펼친다.

용접, 절삭 등 위험한 작업은 물론, 크레인을 동원한 고공 작업까지 빠르게 진행된다.

여기서 재기되는 문제는 안전이다. 보통 공사작업에는 안전화, 안전모 등을 착용하고 진행하지만 실제로 이뤄지지 않는 경우도 존재한다.

매일 아침 공장 직원들이 전문 담당 업체인력들과 조회시간을 갖지만, 이 역시 전달력이 떨어진다는 평이다.

실제로 참여해본 결과 형식적인 이야기로 2분가량 이야기하고 조회가 끝났다.

인천 지역의 한 공장 공무팀 직원은 “업체들을 직접 관리 할 수 없다. 대표 업체 몇 군데가 또 하청을 두어 관리하는 형식이다”고 했다.

현행 ‘건설공사 안전관리 지침’에 의하면 건설관리 참가자의 사고 발생 시 사고신고 의무화를 두고, 공사 중인 인력 전부가 관리자들의 지시가 닿아야한다고 되어 있다.

이 같은 규정이 무시되는 것이다. 만일의 사고가 발생한다면 누락되거나 보고 체계 미비로 응급상황 조치가 늦게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일각에서는 짧은 기간 셧다운이 이뤄지기 때문에 단기 노동자들을 고용하는 경우가 많아 안전 문제에 대해 크게 의식하지 않는다는 말도 있다.

이밖에도 여러 문제점이 지적되고 있다. 작업자 및 관리자들 모두 장소를 구분하지 않고, 스마트폰을 이용하거나 금연 장소에서 흡연으로 공사장 위험성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공기조화기, 대규모 장비 설치 및 이동에서는 가스, 전기 등을 이용한 화기들이 이용 될 때가 많다.

안전모 안전화 미착용, 흡연, 낙상사고 등 많은 셧다운 기간을 갖는 공장들 내부에는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더욱이 식품 및 제약 관련 공장들은 버젓이 생산이 동시에 이뤄지고 있음에도 현장 속 스마트폰 사용 등이 여러 차례 목격되는 등 문제제기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식품 및 제약 공장들은 청결한 생산 환경 유지를 위해 ‘급지’를 나눈다.

등급에 따라 무균복, 방진복 등으로 갱의가 필요하다. 그럼에도 작업자, 관리자 모두 이를 지키지 못해 안타깝다는 평가다.

이번 셧다운 기간 현장 공사를 위해 투입됐던 한 전문 담당 업체 직원은 ‘짜고치기’도 있다고 했다.

일반적으로 공장 내 생산 시설에는 온도, 압력, 전기, 속도 등을 측정하기 위한 계측기들이 있다.

이에 대한 생산 신뢰성을 높이려 검교정 작업을 중요도에 따라 6개월에서 1년 주기로 실시한다.

그러나 이 작업을 위해서는 모든 장비를 멈추고, 필요시 깊게 분해해야하는 고충이 있다. 공무팀, 엔지니어링팀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운 작업인 것이다.

만약 조립과 분해를 반복하는 작업 때문에 실제 생산 장비에 문제가 생긴다면, 책임은 공무팀, 엔지니어링 팀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현장에 따라 조립, 분해를 하지 말고 실시했다는 필증과 성적서만 건네는 사례가 여럿 목격됐다는 제보가 있었다. 자칫 잘못된다면, 생산에 필요한 환경 조건을 오인해 불량품이 양산될 수 있다. 특히 식품과 제약 공장에서는 치명적이다.

셧다운 기간을 가진 인천 지역 내 중대형 규모 7개 공장들은 이구동성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처, 고용노동부, 산업안전공단 등으로부터 불시단속이나 주의 메시지를 받지 못했다는 답변을 했다.

지난 휴가기간 텅 빈 도시, 구슬땀을 흘리며 산업현장의 발전을 위해 일하는 이들이 있었다. 그러나 모두의 관심에서 벗어나며, 눈에 보이는 위험과 잠재적 문제점들을 복합적으로 간직한 채 흘러갔다.

송길호 인천본사 정치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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