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착상태에 빠져 난항을 겪고 있는 한국지엠 노사간 임금·단체협약 협상이 장기화될 것으로 보인다.

양측이 타협점을 찾지 못하고 있고, 산업은행의 비토권이 오는 10월 만료를 앞두고 있어 임단협 협상이 연말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9일 한국지엠 노동조합에 따르면 사측에 “진전된 발전 방안을 내놓지 않는 이상, 협상은 없다”고 통보했다.

노조는 모델 노후화가 심한 캡티바와 올란도 등에 대한 후속차종 대책, 생산물량 확보 등 미래발전방안이 제시되지 않으면 더이상의 협상은 의미가 없다는 입장이다.

양측은 지난달 24일 18차 교섭을 끝으로 무기한 정회를 선언한 이후 일정을 잡지 않고 있다.

결국 노사간 협상은 한국지엠 노조 지회장 선거와 추석연휴로 10월 중순에서야 다시 재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노조 지회장 선거를 위한 선거관리위원회 구성과 차기 지회장들의 인수인계 기간 등을 감안할 경우, 노사간 협상테이블은 10월 이후에나 마련될 수 있기 때문이다.

임단협 협상이 길어면서 한국지엠과 노조, 양측 모두 속앓이를 하고 있다.

사측은 노조와의 임단협을 서둘러 마무리한 뒤, 현재 진행되는 글로벌GM의 독일 오펠 매각 등 구조조정으로 재배치될 생산물량과 오펠이 진행하던 연구개발 프로젝트를 수주할 예정이었지만, 임단협이 장기화되면서 계획이 틀어질 위기에 놓였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독일 오펠·복스홀 브랜드 매각이 완료된 이 시점이 한국지엠에 중요한 상황인데, 임단협 장기화는 글로벌GM 입장에서는 리스크로 보일 수 밖에 없다”며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관련 협상을 마무리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조 역시 임단협을 마무리하고 산업은행 비토권 만료 연장을 위한 대정부 투쟁에 집중할 계획이었지만, 교섭 장기화로 어렵게 됐다.

노조 관계자는 “노조 역시 임단협을 마무리하고 산업은행 지분 매각 저지, 비토권 연장 협상을 요구할 계획이었지만 타결 안돼 우리도 답답하다”며 “현재 사측 상황을 이해하고 있지만, 고용안정확보 등에 대한 안이 제시돼야 노조도 조합원을 설득할 명분이 생긴다”고 설명했다.

김상우기자/theexodus@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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