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동적인 단속·낮은 과태료 탓… 배짱영업 지속

매년 여름 휴가철마다 반복되는 불법 영업행위로 경기도내 하천이 멍들어 가고 있지만 관할 지자체가 사실상 이를 방치하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턱없이 낮은 과태료 등으로 사업주가 행정조치를 무시한 불법 영업을 매년 이어가고 있지만 지자체는 보여주기식 솜방망이 행정조치만 취할 뿐 별다른 대안을 내놓지 않고 있어서다.

9일 경기도와 경기관광공사에 따르면 도내 주요 계곡·폭포 수는 41개, 도에 등록된 야영장(캠핑장, 야영장, 카라반 등)은 올해 6월 기준 431개에 이른다.

이는 지난해 동월 기준 등록 야영장 수 288개보다 50% 늘어난 수치다.

이번 여름 도내 야영장을 찾은 방문객 역시 지난해 6월과 올해 동월 대비 3만여 명이나 증가했다.

그러나 주요 피서지를 대상으로 한 불법 하천영업 단속건수까지 덩달아 늘어나는가 하면 일부 지자체는 단속현황마저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 양평군의 올 여름 단속건수는 지난해 50여 건에서 80여 건으로 증가했고, 가평군은 지난해 적발건수 14건보다 2배 가량 늘어난 27건을 기록했다.

반면 용인시와 여주시는 민원에 따른 수동적 단속에만 나서다 보니 지역내 불법 영업이 얼마나 이뤄지고 있는지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

또한 본보 취재진이 지난 일주일간 도내 6개 지역(가평, 남양주, 여주, 양평, 광주, 용인) 피서지를 취재한 결과, 주요 계곡가 식당·펜션·야영장 절반 이상이 불법 영업행위를 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주로 ▶계곡가 평상·방갈로 설치로 인한 불법 하천점용(하천법 및 공유수면법) ▶하천 유수를 방해하는 바위둑 설치(하천법) ▶미등록 야영장(관광진흥법) ▶미신고 영업·취사행위(식품위생법) 등의 행위다.

이에 각 지자체가 단속을 벌여 원상복구 명령 등 계고 조치를 내리고 있지만 각 사업장은 이를 무시, ‘과태료 내면 그만’이라는 식으로 영업을 이어오고 있었다.

이러한 고질적 불법 행위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최근 울산 울주군이 ‘행정대집행법’을 근거로 계곡가 불법 평상 30여 개를 현장에서 직접 철거한 특단이 눈길을 끈다.

울주군 관계자는 “매년 반복되는 불법 행위로 민원도 잦고 환경파괴가 우려돼 왔다”며 “지난해 고발조치에도 불구하고 올해도 불법 행위가 이어져 올초부터 준비해 행정대집행에 나섰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일선 지자체 관계자는 “원상복구 명령을 따르지 않으면 고발조치까지 내리고 있다”면서도 “행정대집행은 사업자나 지역 주민들과 갈등을 일으킬 수 있어 진행이 어렵다. 행정명령 수준에서 최대한 설득해 불법 행위를 막으려고 노력 중이다”고 말했다.

김준석기자/joon@joongboo.com
▲ 사진=중부일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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