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초 중학생을 둔 학부형들 중에 적지 않은 사람들이 걸핏하면 자기 자식역정을 들어 선생들에게 폭언 또는 폭행을 한다는 좋지 않은 일들을 언론 보도를 통해 듣고 볼 수 있다. 바람직하지 못한 일이다.

필자가 중학교를 다닐 때였다. 용식이가 옆 반 학철이와 다투다 학철이 얼굴을 주먹으로 갈겨 코피가 나고 눈두덩이가 새까맣게 멍이 들었다.

그것을 알고 학철이 담임선생이 학철이를 앞세우고 화가 잔뜩 난 표정으로 용식이를 찾아 왔다.

"용식이 네가 우리 학철이 얼굴을 구타해서 저 꼴을 만들었다며? 병원으로 데려가 치료는 물론 학철이에게 잘못했다고 사과를 하면 안 되겠니?"

용식이가 학철이 담임선생이 하는 말을 듣고도 씩씩거리며 사과를 하지 않자 "어서 사과 못해?" 그러면서 다그쳤다. 그런데도 반응을 보이지 않자 학철이 담임이 용식이를 복도바닥에 꿇려 앉히고 벌을 주었다. 그 광경을 용식이 담임이 보았다.

용식이 담임이 “용식이 너 여기서 무엇 하는 거야? 어서 교실로 들어가 집에 갈 준비를 하지 않고” 그리고 용식이에게 벌을 주게 된 이유를 물었다. 용식이가 하는 말을 듣고 용식이 담임이 학철이 담임에게 다가가

“우리 용식이가 잘못을 했으면 담임인 내게 말을 하셔서 담임인 제가 타이르도록 하지 않고 학철이 담임선생이 직접 나서 많은 학생들이 다니는 복도바닥에 꿇려 벌을 세우며 되느냐”고 따졌다.

그러자 학철이 담임도 가만있지를 않았다. 결국 학생들 싸움이 선생들 싸움으로 확대됐다. 심한 언행으로 이어졌다.

선생! 단순히 공부만 가르치고 월급 받는 그런 사람들, 그런 직업인이 아니다. 자기가 담임 맡은 학생은 자기자식과 다르지 않게 생각하고 보호한다. 어느 부모가 자기 자식 못되는 꼴 보고 싶어 하지 않듯 선생 또한 그렇다.

그런 선생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하고 요즘 적지 않은 학부모들이 자기 자식만을 두둔한다. 교칙을 지키지 않고 말썽을 부린 학생을 선생이 타이르는 교육적인 것까지도 학부모들이 간섭을 한다. 선생을 단순한 직업인으로 내몬다. 학생이 공부를 하지 않는다고, 교칙을 지키지 않는다고, 타이르고 벌이라도 줬다가는 야단난다. 공부를 하든 말든 교칙을 지키지 않고 말썽을 부리던 말든 타일러서는 안 된다. 자기 자식 하는 일에 간섭하는 것을 싫어한다.

그 결과 세상이 어떻게 변하고 있는가? 깊이 생각해 볼 일이다. 인륜, 도덕, 그런 말을 한다는 것이 사치스럽도록 변하고 있다는 것 알아야 한다. 기성세대들의 사고가 잘못 되고 있다. 모두 자각을 고치지 않는다면 인류의 미래는 결코 밝지 않다.

인류의 미래를 위해 선생이라는 직업이 아닌 스승으로, 방관하는 선생에서 역정 드는 스승으로, 선생은 학생을 자기자식처럼 때론 역정도 들고 때론 호되게 꾸짖으며 교육하고 사랑해야 한다. 선생이 그렇게 할 수 있도록 사회가 변하고 학부모들이 변해야 한다. 자식에 대한 지나친 보호와 간섭에서 벗어나야한다.

한정규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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