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일 인천시 부평구 부평공원에 건립된 징용노동자상 '해방의 예감'을 한 시민이 바라보고 있다. 전날 제막식을 가진 징용노동자상은 일제강점기 강제로 징용된 부녀 노동자의 모습과 배경을 가로 4m 세로 3m, 높이 2m의 크기로 바닥과 벽은 화강석, 인물상과 부조는 청동으로 제작했다. 부평공원은 조선 식민지 최대의 무기공장인 조병창 터(현 부평 미군기지)를 마주보고 있다. 윤상순기자


(사)인천민예총이 주최하고 민예총평화축제기획단과 일제강점기징용노동자상인천건립추진위원회가 주관한 ‘일제강점기 징용노동자상 제막식’이 지난 12일 인천 부평공원에서 개최됐다.

이날 제막식에는 홍미영 부평구청장과 지역 국회의원, 노동·문화단체 관계자 및 주민 등 300여 명이 참석했다.

일제강점기징용노동자상건립 인천추진위원회 상임대표인 김일회 신부는 축사에서 “지난해 10월 부평공원에 인천시민들이 ‘인천평화의 소녀상’을 건립한데 이어 광복 72주년을 앞두고 일제 때 노동력과 인권을 수탈당한 ‘징용노동자상’도 세우게 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제 부평공원을 평범한 공원이 아닌 평화를 지키는 자리가 되도록 ‘부평평화공원’으로 만들어, 평화의 소녀상과 징용노동자상을 통해 아픔과 고통을 넘어 치유와 행복을 느끼게 되는 이음돌이 되길 소망한다”고 덧붙였다.

홍미영 부평구청장은 페이스북 등을 통해 “부평공원이 ‘부평평화공원’으로 변경되도록 힘을 모으자”며 김 신부의 의견에 적극적인 지지 의사를 나타냈다.

부평공원 일대는 일제 강점기에는 일본군의 무기 공장인 육군조병창과 미쓰비시중공업 공장이 있었을 뿐 아니라 해방 후에는 현재까지 미군 부대가 주둔, 나라를 잃은 설움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이날 행사에는 징용노동자상의 소녀 모델인 지영례(89) 할머니도 참석했으며, 동행한 며느리는 “시어머니께서 정신대에 안 끌려가기 위해 조병창에 들어가 탄환 등 군수 물자를 만들었다고 말씀하시곤 했다”고 증언했다.

동상을 만든 이원석 작가는 “소녀의 표정은 일본군 위안부로 끌려가지 않으려는 의지와 초조함을, 아버지의 몸짓은 언제가 투쟁을 해서라도 해방을 이루려는 욕구와 갈망을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김종환기자/cnc4886@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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