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을 졸업한 A씨는 경기도에서 지원한다는 청년구직지원금을 받기 위해 신청서를 포함해 등·초본 등 8가지의 증빙서류를 발품을 팔아 준비했다.

겨우 서류 접수를 한 A씨는 오디션(면접) 당일 집과 1시간 30분가량 떨어진 오디션 장소에 도착해 면접비가 입금될 계좌를 적고 대기실에 앉아 있었다.

40분 가량 먼저 도착해 준비한 A씨었는데 대기한 지 5분 후에 고사장 앞으로 이동하라는 관계자의 말에 고사장 앞으로 이동을 했다.

뭔가 이상하다는 느낌은 지울 수 없었지만, 조금이라도 일찍 오디션을 준비했다는 사실을 심사위원이 알면 좋은 인상이 남을 것이라고 믿고 오디션을 치뤘다.

문제는 이때부터 발생했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한 통의 전화가 걸려 왔다.

오디션 관계자는 대뜸 “오늘 면접은 왔느냐, 계좌번호는 적었느냐”는 질문을 했고 A씨는 당연히 오디션과 계좌번호를 적고 집으로 가고 있다고 대답했다.

한시간 쯤 후에는 또 다른 관계자가 전화를 걸어와 “오늘 면접 불참하신거 맞느냐”라는 질문을 했다.

A씨는 면접을 봤고 다른 분이 먼저 전화를 걸어와 확인된 걸로 알고 있다는 대답을 했다.

그러자 관계자는 “저희쪽에는 불참이 된 걸로 돼있다. 다시 확인해 보겠다”는 말을 하고 끊었다.

결국 3번째 전화통화로 오디션에 참석한 것을 확인했지만 A씨는 찝찝한 마음을 지울 수 없었다.



#최근 회사를 그만둔 B씨는 지난달 10일 경기도청년구직지원금 대상자로 선정됐다는 소식을 듣고 시간적인 여유가 있을 때 통장과 카드를 개설하기로 마음 먹었다.

다음 날인 11일 거점 은행인 ㅁ은행을 찾은 B씨는 지원금을 받을 계좌와 카드 신청을 하려 했으나 은행원으로부터 “그런 통장은 처음 들어본다”는 말을 들었다.

청년구직지원금을 지급하고 있는 경기도일자리재단은 대상이 선정된 10일부터 2주일동안 ㅁ은행을 방문해 통장과 카드를 만들라고 안내를 했지만 정작 일선 은행 지점에는 지침이 내려오지 않았던 것이다.

30분 넘게 은행원에게 직접 구직지원금에 대한 설명을 한 B씨는 결국 다음날부터 신청가능하다는 말을 듣고 발길을 돌렸다.

몇일 뒤 B씨는 볼 일을 보기 위해 외출하는 김에 ㅁ은행을 들러 계좌보 카드를 개설하려는데 은행원으로부터 은행의 멤버스가입을 권유 받았다.

은행으로부터 광고 전화 등이 오는게 싫어 선택 약관동의에 안함을 체크 했다가 은행원으로부터 “이부분 체크를 안하면 다시 은행에 올 수 있다”는 말을 듣고 스마트폰 어플도 설치하고 멤버스에 가입을 했다.

이후 이러한 이야기를 커뮤니티에 올린 B씨는 멤버스 가입이 필수 조건이 아니라는 정보를 알게 됐다.



경기도청년구직지원금 사업이 취지와는 달리 지원자들과 혼선을 빚고 있다.

경기도일자리재단은 지원 규모가 대폭 증가해 미숙한 대응으로 이어졌고, 신청자들 또한 재단 측과 연결이 어려워 재단을 향한 원성이 끊이지 않고 있다.

자체 커뮤니티에 활동하고 있는 C씨는 “사업이 올 해 처음 시행하는 사업이기도 하고 우리가 지원을 받는 대상이라는 것은 잘 알고 있다”면서도 “우선 서류 접수때 너무 많은 서류가 필요해 그 때 포기한 사람들도 꽤 있던 걸로 알고 있다. 구직지원금 사용처도 모호한 기준이 많아 헷갈리다는 의견이 커뮤니티에 자주 올라 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경기도일자리재단 측은 완벽한 대응이 어려웠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향후에는 내실있게 사업을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재단 관계자는 “처음에는 1천200명을 대상으로 진행을 하다 갑자기 5천명으로 증원이 되면서 혼란이 커졌다”며 “초기 사업이다 보니 예상하지 못한 부분에서 어려움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전에는 준비했지만 실제 사업을 진행해 보니 다양한 요구들이 접수돼 하루에 1천통이 넘는 상담 전화를 받기도 했다”며 “사업이 안정될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다음 2차 추가 모집에서는 지원자들의 어려움을 덜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김현우기자/kplock@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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