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두 번째 최고령 발탁…K리그 통산 200골 -4

▲ 사진=연합
'라이언 킹' 이동국(38·전북)이 한국 축구대표팀에 전격 승선했다.

불혹의 나이를 바로 코앞에 두고서다.

이동국은 오는 31일과 내달 5일 열리는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이란, 우즈베키스탄전에 나설 축구대표팀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마지막 두 경기에서 운명이 결정되는 한국 축구대표팀의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이라는 중책을 부여받은 것이다.

이동국은 대표팀 발탁 소식을 듣고 "내가 들어가도 되는 것인지 모르겠다"면서도 "대표팀이 중요한 시기인 만큼 책임감을 갖고 임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출전 시간이 주어지면 팀이 월드컵 본선 진출을 할 수 있도록 내가 가진 모든 것을 쏟아 최선을 다하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1979년 4월 29일인 이동국은 내년이면 우리나라 나이로 마흔 살이 된다.

역대 한국 축구대표팀 선수로는 역대 두 번째 최고령이다.

1950년 4월 당시 김용식이 39세 274일의 나이로 홍콩전에 뛴 바 있다. 이동국은38세 138일이 됐다.

이번에 처음 A대표팀에 발탁된 막내 김민재(전북)와는 무려 18살 차이다.

이동국의 A대표팀 승선은 개인적으로는 2014년 10월 코스타리카와 친선경기 이후 2년 10개월 만이다.

울리 슈틸리케 전 감독은 베테랑 이동국에게 눈길을 주지 않았다.

지난달 대표팀 새 사령탑에 오른 신태용 감독은 "나이에 국한하지 않고 모든 선수를 주시하고 있다"며 "이동국도 머릿속에 들어있다"라고 밝혔다.

이는 모든 K리거에게 분발하라는 촉구의 메시지로 여겨졌을 뿐 실제로 이동국이발탁될 것이라는 전망은 높지 않았다.

그러나 신 감독은 이동국을 실제 대표팀에 뽑았다.

올해 K리그 20년 차인 이동국은 1998년 처음 포항 스틸러스의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데뷔했다.

2009년부터는 전북 현대로 옮겨 전성기를 누렸다.

전북을 4차례(2009·2011·2014∼2015년) K리그 정상에 올려놓았다. 지난해에는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우승도 이끌었다.

특히 현역 최고령인 그는 지금까지 K리그 통산 196골을 터뜨렸다. 아무도 밟지 못한 200골 고지에 단 4골만을 남겨놓고 있다.

도움도 68개를 기록하며, K리그 첫 70-70클럽 가입도 눈앞에 두고 있다.

지난 시즌까지 8년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을 올렸다.

내년이면 마흔이 되는 이동국이지만 그라운드에서는 아직도 젊은 선수들 못지않은 활동량을 보인다. 이번 시즌에는 18경기에 나와 4골을 기록 중이다.

경기 전체를 조율하는 넓은 시야, 수비수보다 반 박자 빠른 패스, 예상치 못한 터닝슛, 골대를 정확하게 조준하는 슈팅이 강점이다.

A대표팀에서도 103경기에 출전해 33골을 기록했다.

최근에는 지상파 방송 프로그램에 5남매 자녀들과 함께 출연해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4살이 된 막내의 애칭을 딴 '대박이 아빠'로 잘 알려졌다.

신 감독은 "정신적 리더 역할을 위해서가 아니라 골을 못 넣어도 훨씬 많은 공격 포인트를 올릴 수 있다"며 "이동국의 움직임이 절대 나쁘지 않아서 상당히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불혹 즈음에 다시 A대표팀의 부름을 받은 이동국이 위기의 한국 축구를 살려낼 수 있을지 그의 발끝에 관심이 쏠린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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