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을 하지 않는 닭/강국진/㈜봄풀출판

‘철학을 하지 않는 닭’은 닭들을 주인공으로 삼은 인간들의 이야기다.

닭장 안에서 닭장 안의 상식에만 의존해 살던 닭 ‘교촌2호’가 닭장이 왜 존재하는지를 깨닫게 되면서 닭장을 탈출해 새로운 삶을 살아간다.

하지만 또 다른 두려움에 직면했을 뿐 닭장 밖에서의 삶도 별로 다르지 않다. 둘로 나뉘어 서로를 적대시하면서 싸움만 일삼는 어리석은 닭들로 인해 자식을 잃은 교촌2호는, 한편으로는 닭들을 증오하고, 한편으로는 어리석은 닭들을 깨우칠 방법을 찾아 세상을 돌아다니지만, 이내 아내마저 잃고 난 후 절망에 빠진다. 그렇게 죽음을 찾아 동굴 속으로 들어간 그는 희미함 속에서 수많은 생각을 하다 두려움에서 벗어나 다시 당당하게 세상 밖으로 나온다.

닭들이 내뱉는 촌철살인의 말이나 생각들은 우리들이 삶에서 겪는 일상이기도 하다. 하지만 저자는 우리들에게 철학하는 삶을 살라고 강요하지 않는다. 다만, 문득 어떤 생각이 떠오른다면 그 생각에 빠질 것을, 그 생각을 붙잡을 것을, 그리고 뭔가를 체험하기를 바랄 뿐이다. 값 1만2천 원.

김수언기자/soounchu@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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