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 '낚시금지 경고문' 아랑곳… 펜스 넘나들며 낚시질

▲ 12일 오후 인천 중구 운서동 북측방조제 왕산교에서 시민들이 불법 낚시를 하고 있다. 이정용기자

인천국제공항공사가 관리하는 인천 중구 운서동 북측방조제가 불법 낚시꾼들과 야영객, 그들이 버린 각종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그런데도 공사는 인력이 부족하다며 관할 지자체에 관리를 미루고, 중구청은 사유지라는 이유로 토지주인 공사가 계도 책임이 있다며 손을 놓고 있다.

13일 오후 2시께 북측방조제 왕산교. 출입통제구역을 넘어 방파제에서 낚시를 하고 있는 시민 50여명이 눈에 띄었다.

공항공사가 낚시를 금지하는 현수막과 경고문을 왕산교에 게시했지만 시민들은 보란듯이 출입통제문과 안전펜스를 넘어다녔다.

바다와 인접한 방파제에는 시민들이 버린 담배꽁초와 물병, 술병들이 어지럽게 나뒹굴고 있었다.

왕산교 옆 간이매장 2곳에서는 낚시대 등 낚시용품을 판매하며 시민들의 불법낚시를 유혹했다.

매장 사이로 왕복4차선에는 을왕리와 왕산 해수욕장으로 향하는 차량들이 시속 80km~100km 속도로 내달리고 있었다.

시민들은 횡단보도도 없는 차도를 건너다니며 위험천만한 장면을 연출했다.

주차행위가 불가능한 곳이지만 왕산교 주변에는 피서객들이 무분별한 불법주차행위가 만연했다.

왕산교 인근 소나무숲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야영과 취사를 금지하는 공사의 현수막이 있었지만 텐트를 친 피서객들이 고기를 구워먹으며 술판이 벌어졌다.

소방당국이 설치한 비상구급함에는 응급처치용품이 비치돼 있지 않은 채 먼지만 잔뜩 쌓여있었다.

이 곳은 공사 소유 유수지로 수위조절을 위한 주요시설로 분류되며 공사가 관리하고 있다.

현행법에 따라 해안 철조망 주변 출입과 낚시, 야영행위가 금지된 곳이다.

공사 인력이 있었지만 피서객들의 계도행위는 없었다. 피서객과 얼굴을 붉힐까 싶어 조심스러워 하는 분위기였다.

중구도 공항의 사유부지다 보니 관리에 미흡한 실정이다. 이곳을 포함한 공항 주변 관리인력도 4명에 불과하다

구 관계자는 “현행법에 낚시 금지행위를 단속해야하지만, 공사의 사유부지로 자체 계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인천국제공항공사 관계자는 “관리 인력이 적고 24시간 상주하지 않아 불법 행위가 반복되고 있다”며 “과태료 부과 등 단속권한이 있는 행정기관이 신경 쓸 부분이다”고 말했다.

이정용기자/regenbogen0@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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