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계란에서 살충제 성분이 검출되는 충격적인 일이 발생했다. 남양주와 광주의 산란계 농가에서 닭의 벼룩, 진드기를 제거하기 위해 사용한 살충제 성분이 계란에 들어간 것이다. 지난 주 유럽산 식용란에서 살충제 성분이 검출되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불안한 감이 있었는데 그 우려가 현실이 된 것이다. 이마트와 홈플러스, 롯데마트는 15일부터 전국 모든 점포에서 계란 판매를 중단하는 등 발빠르게 대처하고 있다. 고객 안심 차원에서 판매 금지 조처를 내리고 정부 조사 결과가 나오면 판매 재개 여부를 검토한다고 밝혔다.

농림축산식품부가 남양주 농가의 계란에서 확인한 살충제 성분은 유럽의 살충제 계란에서 검출된 것과 같은 ‘피프로닐’이다. 이 농가는 8만 마리의 닭을 사육하고 있으며 하루 평균 2만 5천개의 계란을 생산하는 대형 농장이다. 정부 발표 이전까지 최소 10만 개 이상 유통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어서 식약처는 이 농가의 계란 유통 경로를 추적하고 있다. 일단 정부는 15일 0시부터 전국 3천 마리 규모 이상의 농가에서 생산되는 모든 계란의 출하를 중단시켰다. 앞으로 3일 이내 전수검사를 실시해 합격한 농가의 계란만 출하할 방침이지만 국민들의 혼란은 이미 커진 상태다.

식약처는 살충제 성분이 검출된 두 농가에서 생산된 계란에는 ‘08마리’와 ‘08LSH’라는 생산자 명이 찍혀 있다고 밝혔다. 계란 구입 시 반드시 참고해야 할 사항이다. 전문가들은 피프로닐 성분에 장기적으로 노출됐을 때 간장, 신장 등 장기가 손상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피프로닐은 닭에는 사용이 금지되어 있는 독성 물질이다. 그러다보니 계란의 피프로닐 잔류농약 기준이 설정되어 있지 않은 점이 함정이 된 측면도 있다. 농가에서 쓸 수 있는 안전한 농약에 대한 규정이나 사용기준을 분명하게 확정해야 할 것이다.

놀랍게도 계란에 대한 잔류농약검사가 최근 3년 동안 전무했다는 사실은 이미 오래 전부터 우리 식탁에 살충제 계란이 올라왔을 것이란 추측도 가능케 한다. AI로 인한 계란 파동에 이어 또다시 살충제 성분이 검출되면서 물량 부족과 가격 인상은 물론 제과·제빵업계, 음식점, 대형 급식소 등의 타격도 매우 클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계란을 먹어야 할지를 두고 소비자들이 거의 패닉상태에 빠져 있다. 게다가 그 우려가 닭으로까지 확장되고 있다. 살충제 사료를 먹거나 살충제가 피부에 닿은 닭을 먹어도 안전한 지의 여부를 면밀하게 검사하여 국민들에게 정확하게 알려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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