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점보스 배구단의 박기원(66) 감독은 남자 프로배구 7개 구단 사령탑 중에서 최고령이다.

나머지 6개 구단 감독은 모두 40대다. 이런 까닭에 박 감독의 나이가 화제에 오를 때가 적지 않다.

대한항공 선수단은 16일 현재 중국 상하이에 있다. 지난 14일 상하이로 4박 5일의 전지훈련을 떠나 15일 중국 프로배구 명문 팀인 상하이 골든 에이지와 연습 경기를 치렀고, 16일에는 합동 훈련을 한다.

박 감독은 이날 공동취재단과 인터뷰에서 프로구단의 사령탑을 예술인에 비유했다.

그는 “조각가나 화가는 나이를 먹어도 창조물을 만들어 낸다”며 “지도자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열정이 없으면 집에 가서 쉬는 것이 맞다. 하지만 내 도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힘줘 말했다.

젊은 감독들과 경쟁하기 위해 그는 술과 담배도 모두 끊었다. 매일 오전 6시에 일어나 선수단 훈련을 준비한다고 한다.

대한항공은 지난 시즌 V리그에서 6년 만에 정규리그 우승을 이뤘으나 챔피언결정전에서 현대캐피탈의 벽을 넘지 못했다.

박 감독이 말하는 ‘도전’은 지난 시즌 아쉽게 놓친 통합우승이다.

그는 “올 시즌 구상을 어느 정도 마쳐 계획대로 프로그램을 차근차근 소화하고 있다. 사람 일이라는 게 마음먹은 대로 이뤄지지는 않는다”면서도 “선수들에게 챔피언결정전 우승컵을 안겨주고 싶다”고 밝혔다.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 때는 선수단 체력이 바닥난 것이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리베로 부진이라는 숙제를 안았고, 한선수라는 걸출한 세터를 최대한 활용하지 못한점도 문제였다.

박 감독은 지난 시즌보다 더 독해졌다.

그는 “감독은 만족을 못 한다. ‘톱 클래스’ 선수를 영입해도 잔소리를 하게 된다”며 “한선수가 한국 최고의 세터라고 하지만, 감독은 할 이야기와 주문할 것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선수들이 스트레스를 얼마나 받겠나”라며 “싫어하는 줄 알지만, 상대를 이기기 위해서는 한계를 뛰어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한항공은 리베로 정성민, 라광균과 센터 천종범을 영입했으나 주전 멤버 구성에는 큰 변화가 없다.

하지만 박 감독은 “새 시즌에는 새 드라마가 펼쳐진다”며 선수들한테서 능력의 최대치를 끌어내기 위해 함께 피땀을 흘리고 있다.

그는 “훈련할 때 가장 즐겁고 시합할 때 가장 행복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선수들이 기량을 발전시키고, 경기에서 이기고 서로 부둥켜안는 맛을알면 배구를 놓지 못한다”고 덧붙였다.

박 감독이 칠순을 앞두고도 배구 코트에서 열정을 불태우는 원동력은 이런 ‘열정’이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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