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의회가 서울 용산에 위치한 효창원에 대한 국립묘지 승격을 촉구할 예정지만 용산구의회가 반대 입장을 확고히 하고 있어 난항이 예상된다.

16일 도의회에 따르면 도의회 이재준(민주당·고양2) 기획재정위원장은 임시정부 독립운동가 8인의 묘역이 위치한 효창원의 국립묘지 승격을 촉구하는 건의안을 발의했다.

효창원의 기원은 조선 정조 임금의 장자가 5세의 나이로 별세하자 시호를 문효세자라 하여 경기도 고양 율목동에 묘소를 세우면서다.

삼림이 울창했던 효창원의 수난이 시작된 것은 일제의 침략이 시작되면서부터 일본군의 야영지, 유곽촌 등의 건축물이 들어서면서다.

이후 1910년 경술국치 당시 일제는 효창원을 공원으로 전락시키고 문효세자의 무덤을 경기 고양의 서삼릉으로 이장시킨다.

효창원이 지금과 같은 모습을 만든 시기는 해방 이후 김구 선생이 환국하면서 효창원을 애국지사의 묘소로 활용하면서다.

또한, 1949년 백범 김구 선생이 안두희의 흉탄에 피살당한 후 김구 선생의 무덤도 효창원에 안치됐다.

2013년 새정치민주연합(현 더불어민주당) 김광진 의원이 효창원을 국립현충시설로 승격하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했으나 지역 주민들의 극렬한 반발 등으로 19대 국회가 끝나면서 자동 폐기됐다.

현재 효창원에는 김구 선생을 비롯해 이동녕 임시정부 주석, 조성환 임시정부 군무부장, 차리석 임시정부 비서장, 안중근 의사 빈묘, 이봉창·윤봉실·백정기 의사 등 8인의 묘가 안치돼 있다.

이에 이 위원장은 정부와 서울시의 대승적 차원의 결단으로 효창원을 국립묘지로 승격하는 것을 건의할 계획이다.

이 위원장은 건의안을 통해 “해방직후 순국하신 독립운동가 묘역을 조성해 외세를 물리치려는 강고한 의지가 담긴 곳이 바로 효창원”이라며 “효창원이 국립묘지로 승격되지 못함은 아직도 이 나라의 임시정부와 독립투쟁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매년 8월 15일이 되면 외쳐 부르는 대한독립만세가 임시정부의 법통과 투쟁정신을 계승할 수 없다면 한낮 구호에 그칠 뿐”이라며 “경기도의회는 정부와 서울시의 대승적 차원의 결단과 국립묘지 승격을 강력히 촉구 건의한다”고 강조했다.

이와관련 과거 법안 발의 당시에도 반대 입장을 밝혔던 용산구의회는 여전히 반대 입장을 확고히 했다.

용산구의회 박길준 의장은 “국립묘지로 승격이 되면 관리하기가 굉장히 어려워진다”며 “과거나 지금이나 효창원의 국립묘지 승격은 반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해당 촉구 건의안은 오는 29일부터 열리는 도의회 임시회에 상정돼 심의될 예정이며 본회의에서 통과되면 국회와 국가보훈처, 서울시, 용산구 등에 이송될 예정이다.

김현우기자/kplock@joongboo.com

저작권자 © 중부일보 - 경기·인천의 든든한 친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