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 요청에 야간·주말 연장영업… 정작 행사땐 외지체험부스 설치

수원시가 올해 처음 개최한 '수원 야행(夜行)'이 수십만 관광 흥행에는 성공했지만, 행사 운영과정에서 인근 상인들을 배려 못한 진행으로 아쉬움을 사고 있다.

시가 행궁광장 인근 공방업주들에게 야간과 주말 연장영업을 협조·요청해놓고, 정작 광장에 타 지역 공방체험 부스를 설치·운영하는 등 인근 공방업주들을 들러리로 내팽겨쳤다는 빈축을 사고 있어서다.

16일 수원시에 따르면 지난 11일부터 13일까지 진행된 '수원 야행(夜行)' 행사 중 행궁광장에서는 전통체험(놀이매듭, 전통책 제본, 도자기 페인팅 등)을 중심으로 한 공방체험 부스 등이 운영됐다.

수원문화재단에 따르면 행사 기간 동안 공방체험 부스를 이용한 관광객은 부스 한 개 당 500여 명, 총 14개 부스 7천여 명에 이른다.

이 밖에도 수원화성 특별야간관람인 야경(夜景), 빛을 주제로 한 미디어아트 야화(夜畵) 등 '8야(夜)'의 콘셉트로 3일간 최소 20만 명이 넘는 관광객을 끌어모으는 흥행을 기록했다.

시는 이 과정에서 행궁광장 인근 공방업주들을 대상으로 야간 연장영업과 주말 영업 등을 요청하기도 했다.

저녁 늦은시간까지 진행되는 행사 특성상 관광객들에게 볼거리와 체험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인근 공방거리 업주들의 협조가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정작 시는 행사장에 타지역 공방업주들을 섭외해 10여 개의 체험부스를 운영해 빈축을 사고 있다.

이 때문에 공방업주들은 시의 들러리만 섰다며, 볼멘소리를 높이고 있다.

실제, 50여 개에 달하는 행궁동과 남창동 공방 중 대부분이 평소보다 체험객이 적었거나, 행사 기간 동안 공방을 찾은 손님이 10명도 채 되지 않았다는 곳이 다수였다.

남창동 공방거리의 한 공방업주는 "행사기간 3일동안 200명 정도가 공방을 찾았지만 체험을 한 손님은 거의 없었다"며 "행사객 유입을 기대해 야간 영업에도 협조했는데 오히려 평소보다 손님이 적었다"고 말했다.

행궁동 공방거리에서 공방을 운영하는 한 업주는 “수원시의 협조부탁으로 연장영업까지 감수했는데 시가 마련한 공방 체험부스 때문에 손님은 구경도 못했다”며 “우리를 농락했다고 밖에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수원시 관계자는 "행사기간 전에 공방거리에도 충분한 협조를 요청했지만 소통이 잘 되지 않았던 것 같다"며 "내년 행사때는 더 많은 업주들의 의견을 수렴해 더 큰 효과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준석기자/joon@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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