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과정상 분리수업 불가 판단… 피해 여학생 2차피해 우려 제기

인하대학교가 의과대 집단성희롱 사건의 가해 남학생들과 피해 여학생들의 강의공간을 분리하지 않아 논란이 일고 있다. 


해당 학과는 특성상 모든 강의의 분반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이로인해 피해 여학생들의 2차 피해가 우려된다.

인하대 의과대는 지난 14일 2학기 개강과 함께 가해 남학생들과 피해 여학생들이 한 강의실에서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16일 밝혔다.

학과는 피해 여학생들의 신상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로 강의실 좌석 배치를 조정했다.

여학생들을 강의실 맨 앞줄과 둘째 줄 자리에 배정하고 남학생들은 남은 좌석에 앉게 했다. 

이는 강의 특성상 분반 운영이 어려워 취한 조치라는 게 학과 관계자의 설명이다.

학과 관계자는 “학과 과목 특성상 분반 강의를 진행할 수 없다”며 “영어 등 분리강의가 가능한 과목에 한 해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학생들은 학과의 이같은 방침에 교수와 면담에서 불만을 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가해 남학생들은 지난해 3월부터 학교 인근 고깃집과 축제 주점 등지에서 같은 과 여학생들을 언급하며 성희롱했다.

이에 대학 측은 이들 학생에게 무기정학과 유기정학 등 징계 처분을 내렸다. 

그러나 가해 남학생들은 남학생만 모인 자리에서 이성에 관한 이야기를 충분히 할 수 있는 이야기라며 인천지법에 징계무효소송을 냈고 징계처분의 효력이 일시 정지됐다.

의과대 학과일정이 1년 단위라 올해 2학기 수업을 듣지 못하면 내년 1학기까지 수업을 들을 수 없어 불이익이 너무 크다는 이유에서였다. 

대학은 별도의 심리치료를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대학 관계자는 “피해 여학생들에게 심리적 치료와 법률 상담 등 학교가 해줄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최대한 지원을 할 방침이다”며 “분반 문제도 2학기 내에 해결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국성폭력상담소 관계자는 “대학에서 최소한의 조치를 하지 않아 피해 학생들의 2차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학교는 피해 학생들의 정상적인 학교 생활을 위한 방안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정용·김건웅기자/kgu@joongboo.com 

▲ 사진=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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