反이민정책 입안…대안우파 매체 대표·영화제작자 등 화려한 이력

 

▲ 경질된 스티브 배넌(63) 백악관 수석전략가. 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의해 끝내 경질된 스티브 배넌(63) 백악관 수석전략가는 반(反) 이민정책을 비롯해 트럼프 행정부의 대표적인 우파 정책을 주도한 설계자다.

 워싱턴 정가에서 배넌은 독선적 극우 성향으로 통제되지 않은 언사를 서슴지 않는 거친 정치공작가로 불려 왔다.

 18일(현지시간) 미국 언론에 따르면 배넌은 최근 진보성향 매체 '아메리칸 프로스펙트' 인터뷰에서 북한 핵·미사일 위협과 관련해 "군사적 해법은 없다"고 발언하는 바람에 '천기누설' 논란을 일으켰고 결국 트럼프 대통령의 눈 밖에 난 것으로 보인다.

 배넌은 작년 8월 폴 매너포트가 물러난 빈 자리에 들어가 트럼프 대선 캠프의 CEO가 됐다.

 '대안우파(alt right)' 매체 브레이트바트뉴스 대표 출신인 배넌은 대선 본선에서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후보는 물론 당내 반대파까지 거침없이 공격하며 트럼프에게 강한 신뢰를 심어줬다.

 일약 '트럼프의 오른팔'로 부상한 배넌은 트럼프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라인스 프리버스와 백악관 비서실장을 놓고 경합하다 원래 없던 직책인 '수석전략가'(ChiefStrategist) 자리를 꿰차고 화려하게 백악관에 입성했다.

 배넌은 야당의 끈질긴 반대에도 지난 1월 말 트럼프 대통령에 의해 국가안보사령탑인 국가안보회의(NSC) 상임위원으로 선임됐다.

 낸시 펠로시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 등 야권 주요 인사들은 배넌을 '백인 국수주의자'라고 연일 비판했으나 배넌은 '나는 경제 국수주의자'일 뿐이라며 기세등등하게 정책 입안을 계속했다.

 배넌은 안보 업무에 관한 경험이 전혀 없어 자질 시비에 휘말렸음에도 NSC에서 나름대로 발언권을 행사했다. 배넌은 그러나 지난 4월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와 갈등을 빚다 NSC 상임위원직에서 하차했다.

 배넌은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 초기 전 세계적으로 논란을 불러 일으킨 반 이민 행정명령을 입안한 것으로 유명하다.

 배넌은 같은 우파 성향인 스티븐 밀러 백악관 수석정책보좌관과 함께 이민정책을 짰으며, 언론은 배넌과 밀러를 프로레슬링 '태그팀'으로 부르기도 했다.

 버지니아 주 노포크에서 태어나 AT&T 직원이던 아버지 손에서 자란 배넌은 버지니아공대를 졸업하고 조지타운대 석사, 하버드 비즈니스스쿨 MBA를 땄다.

 아일랜드계 가톨릭 전통이 강한 배넌의 집안은 친 민주당, 친 케네디 성향이었지만 배넌은 반대로 극도의 보수 성향 인물로 성장했다. 배넌은 1980년대 레이건 공화주의에 심취하며 극우 성향으로 변모한 것으로 알려졌다.

 1970년대말부터 해군장교로 7년간 복무하면서 미 태평양함대 폴 포스터 구축함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으며, 국방부에서도 잠시 일했다.

 배넌은 1980년대 골드만삭스에서 투자가로 일하며 능력을 인정받았다.

 1990년대에는 할리우드에서 영화제작자로 활동하기도 했다.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의 다큐영화를 비롯해 18편의 영화를 만든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배넌은 2000년대 들어 앤드루 브레이트바트와 함께 반 유대주의, 극우 성향의 보수 인터넷 매체인 브레이트바트뉴스를 창립했으며, 앤드루가 죽고 난 뒤 이 매체의 회장을 맡았다. 연합


관련기사

저작권자 © 중부일보 - 경기·인천의 든든한 친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