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충제 계란’ 사태로 계란 소비가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격도 단기적으로는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대형마트 등 유통업체들은 지난 16일 오후부터 계란 판매를 재개했지만, 소비자들이 불안감에 선뜻 구매하지 않고 있다.

2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계란 매출은 평소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16∼19일 이마트에서 계란 매출은 전주 같은 기간보다 40%가량 줄었다.

16∼18일 롯데마트 계란 매출은 전주 같은 기간보다 45% 감소했다.

주말인 19일과 20일에도 계란 매출은 평일과 비슷한 수준에 그치고 있다.

이마트가 일부 점포 계란 판매대 옆에 ‘현재 판매되고 있는 계란은 정부 주관 아래 실시된 살충제 검사를 통과한 상품이다’라는 내용의 입간판을 세워놓는 등 유통업체들은 소비자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애쓰고 있다.

롯데마트는 정부로부터 받은 적합 판정서를 출력해 계란 판매대에 붙여놓았다.

그러나 ‘부실 조사’ 논란이 불거지고 추가 조사도 진행 중인 가운데 소비자들의 불안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소비자들은 계란 매대를 그냥 지나치거나, 구매 시에도 직원에게 정말 안전한 계란인지를 재차 확인하는 등 신중한 모습이다.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장을 보던 김 모(38)씨는 “정부는 안전하다고 하지만 먹기가 찝찝하다”면서 “당분간 계란을 먹지 않을 생각이다”고 말했다.

다른 주부 이 모(48)씨는 “계란 없이 반찬을 하려니 만들 요리가 별로 없다”면서 “정부가 안전하다고 하니 사려고 한다”고 했다.

농협하나로마트는 16일 오후부터 정부 조사 결과 안전성이 확인된 달걀 판매를 재개했지만, 최대 매장인 양재점의 16∼18일 계란 매출은 평소보다 40% 줄었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안전한 계란만을 판매한다는 점을 알려드리고 있지만 소비자들이 아직 구입을 망설이고 있다”며 “매출이 정상 수준으로 회복되려면 다소 시간이 걸릴 것 같다”고 말했다.

수요가 정상 수준으로 회복되지 않아 가격도 일단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18일 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샘플조사 결과, 특란 중품 한 판(30개)의 소매 평균가격(18일 기준)은 7천358원으로 나타났다. 11일 7천592원에서 14일 7천595원으로 상승했던 계란 한판 가격이 살충제 계란 파동으로 237원 내려간 것이다. 계란 한판 당 최고 가격도 14일 8천700원에서 18일 8천150원으로 나흘 만에 550원 하락했다.

대형마트의 한 관계자는 “살충제 계란 여파 충격 탓에 계란 가격이 단기적으로는 약세를 면치 못할 것”이라며 “그렇지만 계란 안전성이 어느 정도 확보된다면 어느 정도 시점에 가서는 안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동물복지 상품에 대한 문의도 늘어나고 있다.

대형마트의 다른 관계자는 “이전부터 운영했던 동물복지 계란 판매대가 비싼 가격 때문에 큰 호응을 얻지 못했지만, 살충제 계란이 검출된 이후 이것, 저것 물어보는 손님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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