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저녁 청와대 영빈관에서 ‘문재인 정부 출범 100일 대국민 보고’ 행사가 열렸다. 대한민국, 대한국민이라는 부제에 맞게 국민들이 묻고 대통령과 장관들이 국민들에게 응답하는 모습에 국민들의 눈과 귀가 쏠렸다. 참여민주주의의 소중함을 깨달으며 탄생한 이후 숨 가쁘게 달려온 새 정부가 벌써 100일을 맞은 것이다. ‘대국민 보고’는 지난 17일 기자단과 가진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 이은 문 대통령의 소통 행보의 연장선상에 있으며 격식과 형식을 버리고 국민과 더 가까이에서 소통하려는 정부의 강한 의지와 기조를 느낄 수 있는 자리였다.

이 자리에서 특히 인상적이었던 것은 그간 논란이 되었던 세금으로 일자리 창출이 합당한 가에 대해 명확한 의견을 밝힌 점이다. 문 대통령은 “일자리 창출에 세금을 쓰는 것이 가장 보람 있게 세금을 쓰는 것”이라고 말했다. 세금으로 일자리를 창출하면 미래 더 많은 세금 부담이 생길 것이란 우려에 대한 답변이기도 했다. 이에 대해 대통령은 “좋은 일자리 만들기는 청년에게 희망을 주는 것뿐만 아니라 세금을 많이 내고 소비하는 사람을 늘리는 길”이라는 뜻도 밝혔다. 우선 일자리 창출을 통해 경제가 성장해야 저출산·고령화 문제도 해결된다는 인식이다. 국민 세금을 가장 올바르게 잘 쓰는 것은 국민에게 그 혜택이 돌아가는 것이란 관점에서 일자리 대통령다운 면모를 보였다.

또한 대국민 보고회에 함께 참석한 김정숙 여사도 새 정부 출범 100일의 소감을 피력했다. 무엇보다 대통령에게 “오늘 처음 취임해서 일 시작하는 마음으로 초심을 잃지 말라”는 고언을 한다고 말했다. 청주 수해현장에서 보여준 김 여사의 진정성 있는 모습은 많은 국민들을 감동시키기에 충분했다. “손이 천 개가 있었으면 천 개 갖고도 다 해야 할 상황이었다.”고 말해 참석자들의 박수를 받기도 했다. 국민을 위해 일하는 사람들이 어떤 마음가짐으로 임해야 할지 보여준 모습이었다.

이번 대국민 보고회는 국민이 정치의 구경꾼이나 방관자가 아니라 자신의 견해를 직접 제안하는 자리로서의 의미도 있다. 다만 국민과 소통의 시간이 일회성이나 보여주기 식 행사에 그쳐서는 안 될 것이다. 새 정부가 대통령의 마무리 발언처럼 국민의 집단 지성과 함께 하며, 온·오프라인을 통해 국민과 끊임없이 소통해 나가겠다는 초심을 잃지 말기 바란다. 출범 100일에 즈음한 이 의지가 5년 내내 지속되기를 바라며 모든 정책 결정의 가장 중심에 국민이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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