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관실은 시민들을 위한 최후의 보루입니다. 시민들이 어려운 일이 있다면 머리를 맞대고 같이 소통해 해결방안을 모색하겠습니다.”

류윤기(51) 인천시 컨설팅감사 팀장은 감사실에서 근무한지 1년밖에 되지 않았지만 시 종합건설본부, 도시개발본부, 인천경제청 등 다양한 분야에서 근무한 경험을 토대로 시민 맞춤형 감사 달인으로 불린다.

감사실은 공무원들이 기피하는 부서다. 업무량이 많은 데다 다른 사람을 감시한다는 인식도 있어서다.

이 같은 인식에도 류 팀장은 최근 시민 체감형 컨설팅감사를 진행해 26개 업체들이 정상적으로 사업을 할 수 있도록 돕고 약 400명의 일자리를 창출했다.

서구 원창동 213-6번지 인근에 위치한 공장 부지는 진출입로가 경관녹지로 지정돼 있어 건축허가가 불가능했다.

이곳에 공장을 운영하려던 기업들은 여러 기관에 민원을 제출했으나 해결이 어렵다는 답변만 들었고, 마지막으로 시 감사관실에 상담을 받기로 했다.

류 팀장은 이들의 어려움을 듣고 주말에도 출근 도장을 찍으며 관령법령과 사례 등을 분석했고, 공장 부지 인근 경관녹지 일부를 해제해 진출입로를 확보하는 방안을 찾아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류 팀장의 분석 결과를 토대로 용역을 진행했고 지난달 개발계획 변경을 고시해 26개 업체들이 건축허가를 받을 수 있었다.

류 팀장은 “민원인이 이미 여러 곳을 찾아가 하소연했지만 부서 간 입장차가 커 해결이 쉽지 않았다”며 “민원인 입장에서 이해하고 들어주면 어떤 일이든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류 팀장에게도 어려움은 많다. 가장 힘든 일은 같은 공무원을 처벌해야 할 때다.

감사관실 특성상 공무원들이 제대로 업무를 하는지 파악해야 하고 때로는 처벌도 해야 한다.

류 팀장은 “대부분의 공직자들이 열심히 일하고 있고, 성과로도 이어진다”며 “일부 일하지 않는 직원들로 인해 다른 직원이 피해를 입는 경우 안타까움을 느낀다”고 했다.

류 팀장이 업무 스트레스를 이겨내는 방법은 마라톤과 독서다. 그는 매일 아침 새벽에 일어나 15㎞를 달린 후 출근한다.

지난 2002년에는 울트라 마라톤 100㎞ 구간에 참가해 완주했으며 2004년 3월에는 200㎞ 구간을 완주, 같은해 8월에는 311㎞ 구간을 정복했다.

2006년에는 중국 고비사막 마라톤에 참가해 전 세계 마라토너들과 경쟁, 전체 280명 중 8위의 기록을 달성하기도 했다.

그는 “2012년에는 537㎞ 구간 마라톤을 완주하고 2015년에는 622㎞ 구간 대한민국 종단 울트라 마라톤을 완주해 국내 메이저 대회는 모두 완주했다”며 “운동하고 남은 휴식 시간에는 독서를 하면서 시간을 보낸다”고 했다.

류 팀장은 앞으로도 수많은 목표를 세워두고 있으며, 차근차근 달성겠다는 계획이다.

최우선 목표는 시민들을 위해 다양한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공무원이 되는 것이다.

또 감사관실로 오면서 잠시 접어둔 울트라 마라톤을 다시 시작하고 아시안게임 주경기장 활성화, 매립지역 지하 유출수 처리방법 개선 등 다양한 대안을 발굴·추진하겠다는 포부다.

류 팀장은 “시민들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항상 고민하는 공무원이 되겠다”며 “앞으로 4대륙 사막 마라톤과 호주와 미국을 횡단하는 마라톤 대회에도 참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허좋은기자/hgood@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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