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알쓸신잡’에 사랑받고 있는 김영하 작가의 베스트셀러 소설 ‘살인자의 기억법’이 스크린으로 관객들을 찾는다.

살인자의 기억법은 사전 예약 판매만으로 베스트셀러에 오르고, 출간과 동시에 베스트셀러 1위를 기록하며 문학계에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작품이다.

알츠하이머에 걸린 연쇄살인범이라는 파격적 소재와 숨 쉴 틈 없이 몰아치는 전개, 반전 결말까지 겸비한 흡입력있는 스릴러 소설이 영화로 개봉한다.



예전에는 연쇄살인범이었지만 지금은 알츠하이머에 걸린 병수(설경구)는 우연히 접촉사고로 만나게 된 남자 태주(김남길)에게서 자신과 같은 눈빛을 발견하고 그 역시 살인자임을 직감한다.

병수는 경찰에 그를 연쇄살인범으로 신고하지만 태주가 그 경찰이었고 아무도 병수의 말을 믿지 않는다. 태주는 병수의 딸인 은희(김설현)의 곁을 맴돌며 계속 병수의 주변을 떠나지 않고, 병수는 혼자 태주를 잡기위해 필사적으로 기록하고 쫓지만 기억은 자꾸 끊기고, 오히려 살인 습관들이 되살아나며 병수는 망상과 실제 사이에서 혼란스러워진다.



이번 작품을 위해 메가폰을 잡은 장르영화의 귀재, 원신연 감독은 원작 소설을 40분만에 독파하고 곧바로 영화화를 결심했다. 그는 “영화화하지 않으면 그게 더 이상한 작품”이라며 원작이 가진 독창적인 재미에 영화적인 창작을 더해 독특한 색깔을 범죄 스릴러 영화를 탄생시켰다.

원신연 감독은 “원작 소설을 영화로 만드려고 마음먹었을 때 ‘소설과 가장 가까우면서도 가장 먼 영화로 만들 것’이라는 메모를 남겼다. ‘살인이 시라면 육아는 산문이다’같은 소설 속 문장을 내레이션으로 반영하면서도 소설을 보지 않은 분들이 보기에 전혀 무리 없는 작품”이라고 영화를 소개했다. 또 “스릴러 장르의 저변이 확대됐으면 좋겠다. 스릴러도 재미있을 수 있다는 생각으로 관객이 반갑게 극장을 찾아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작품에는 설경구와 김남길, 오달수 등 명 배우들이 함께한다.

그동안의 작품에서 확실한 캐릭터를 선보였던 설경구는 늙고 알츠하이머에 걸린 병수를 연기하기 위해 극한의 체중감량을 진행했다. 이번에도 혼돈스러움을 눈빛으로 표현하는 소름돋는 연기에 집중할 만하다.

반면 김남길은 착한 미소 속 소름끼치는, 속을 알수없는 태주 역할을 맡아 오히려 14kg이나 몸무게를 늘렸다. 날카로워 보이기보다는 부드러움 속의 의뭉스러움을 표현하기 위해서다.



희미해져가는 기억과 쌓여가는 기록, 망상과 현실을 그리는 병수의 이야기는 태주의 등장 이후 급속도로 서스펜스와 스릴을 오가며 거침없이 흘러간다.

한 순간도 방심할 틈을 주지 않고 끝을 향해 달려가는 전개는 “켜켜이 쌓여가는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뒤가 더욱 궁금해지는 영화”라고 자신한 설경구의 말처럼 관객들의 궁금증을 증폭시킨다. 원작소설의 흥행처럼 영화 살인범의 기억법이 과연 9월 극장가에서 흥행할 수 있을지 관심이 주목되고 있다. 6일 개봉.



김수언기자/soounchu@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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