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명의 여자와 1명의 남자, 그들의 욕망이 부딪히면서 내는 잡음, 그 잡음 속 관계의 스릴러를 담은 영화 ‘매혹당한 사람들’이 찾아온다.

7명의 여자들 내면에 억눌려왔던 욕망이 하나둘 깨어나고, 평화롭던 삶에 균열이 일어난다. 그 변화는 여성들의 본성 속 폭력을 꺼내게 만들고, 결국 파국으로 치닫는다.

1864년 미국 남북전쟁으로 모두가 떠난 인적 드문 마을에서 어느날 심각한 다리 부상을 입고 죽음 직전 상태에 놓인 군인 ‘존(콜린 파렐)’이 구조되고, 7명의 여자들만 살고 있는 비밀스런 대저택에 머물게 된다.

유혹하는 여인 ‘미스 마사(니콜 키드먼)’부터 사로잡힌 처녀 ‘에드위나(커스틴 던스트)’, 도발적인 10대 소녀 ‘알리시아(엘르 패닝)’까지 매혹적인 손님의 등장은 그녀들의 숨겨진 욕망을 뒤흔들고, 살아남으려는 ‘존’의 위험한 선택은 모든 것을 어긋나게 만든다.

매혹당한 사람들은 여자들만 사는 대저택 속에서 펼쳐지는 은밀한 관계를 담은 스릴러 영화로, 제70회 칸영화제 감독상을 수상한 소피아 코폴라 감독의 신작이다.

원작은 토마스P.컬리넌이 1966년 발표한 소설로, 이미 1971년 돈 시겔 감독이 클린트 이스트우드 주연의 영화로 만든 바 있다.

여성 감독인 소피아 코폴라가 메가폰을 잡은 이 영화는 남성 군인의 시선으로 전개됐던 1971년작과 달리 여성의 시선으로 극을 펼치면서 그들 속에 내재된 욕망을 한층 우아하고 절제된 톤으로 묘사한다.

소피아 감독은 거장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의 딸로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로 제76회 아카데미 각본상 수상, ‘썸웨어’로 제67회 베니스영화제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바 있는 실력파 감독이다.

감독뿐 아니라 배우들도 탄탄하다.

배우로서는 최초로 칸영화제 70주년 특별상을 수상하며 존재감을 발휘한 니콜 키드먼이 남자를 은밀하게 유혹하는 여인 미스 마사로 분해 카리스마 넘치는 열연을 펼친다.

‘멜랑콜리아’로 칸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며 스타에서 배우로 거듭난 커스틴 던스트는 남자에게 완벽하게 사로잡힌 처녀 에드위나로 변신해 순수와 본능 사이에서 갈등하는 여자의 모습을 선보인다.

할리우드를 대표할 차세대 주자로 다양한 작품을 통해 매력 발산 중인 엘르 패닝은 충동적이고 도발적인 소녀 알리시아로 등장해 한 남자를 향한 여자들의 미묘한 신경전을 최고조로 끌어올린다.

매혹당한 사람들이 칸의 명성에 걸맞게 국내에서도 호평받을 수 있을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7일 개봉.

김수언기자/soounchu@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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